◎호화 감방서 자유생활하다 모두 사면모스크바 외곽에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BS·KGB 후신)이 운영하는 악명높은 레포르토프 감옥이 있다. 옛 소련 시절 반체제인사들을 수감했던 이곳은 시민들이 아직도 접근을 꺼리는 장소이다.
철옹성같은 이 감옥의 내부가 91년 불발 쿠데타로 체포된 겐나디 야나예프 전소련부통령, 루캬노프 전최고회의장등 거물이 「입주」하며 일부 드러난 바있다. 93년 의사당 유혈사태 당시 반옐친진영의 알렉산데르 루츠코이 전 러시아부통령과 하스블라토프 전 최고회의장도 이곳에 수감됐다.
당시 러시아 언론들은 전 최고지도자들이 고급 침대와 가구를 갖춘 감방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받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캬노프전의장은 감옥 안에서 시집을 발간했는가 하면 루츠코이전부통령은 언제든지 러시아 정교회 신부들과 만날 수 있을 만큼 자유롭게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도 비교적 제한없이 들어가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이때문에 다른 수감자들은 감옥 측의 「전관」 예우에 크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94년 2월 국가두마(하원)의 사면령으로 풀려났지만 수감생활에 대한 불평은 한마디도 안했다.
수감생활동안 장성출신인 루츠코이는 운동, 하스블라토프는 독서로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술에 취해 쿠데타에 실패했다」는 소리를 들은 야나예프는 나약한 면모를 보이며 여전히 술로 세월을 달랬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감중에도 권위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루츠코이는 세르자바(대국)당으로 오는 12월 총선에 나선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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