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전 의장 이어 김 대통령 사실상 첫 발언자로/정상들 점심식사후 단풍감상·차 마시며 환담○…19일 상오 9시45분께 회의장인 오사카성 영빈관에 입장한 각국 대표들은 이번 회의의장인 무라야마(촌산부시)일총리를 중심으로 자리에 앉아 잠시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동시통역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각국 대표들의 자리는 APEC 의전에 따라 정해졌는데 무라야마총리 옆에는 지난해 의장국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대통령과 내년도 의장국인 필리핀의 라모스대통령이 앉았다. 김대통령 좌석은 무라야마총리 왼쪽 8번째로, 홍콩과 말레이시아 좌석사이.
상오회의는 먼저 무라야마총리의 모두발언으로 시작, 각국 정상들이 차례로 5분여씩 기조발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대통령의 발언순서는 무라야마총리에 이어 지난해 의장이었던 수하르토대통령 다음으로 잡혀 우리측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사실상 첫 발언자라고 흐뭇해 했다.
김대통령의 기조연설에 이어 낮12시30분께 각국정상들의 기조발언이 모두 끝남으로써 상오회의가 종료됐다. 이어 무라야마총리의 안내로 오찬장인 중앙홀로 이동해 양식으로 격의없는 오찬모임을 진행.
○…정상들은 1시간여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하오 1시40분께 무라야마총리의 안내로 영빈관앞 정원으로 나와 늦가을 단풍과 국화를 감상하며 가볍게 산책한 뒤 둥그런 형태로 배치된 9개의 2인용 목제 다도탁자에 차례로 자리 잡고 20여분동안 일본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었다. 주최측은 차맛을 살리기 위해 정상들 테이블 옆에 대나무로 간이주방을 만들어 즉석에서 차를 달여 제공했는데, 일본다도 전문가 2명이 나와 간략히 일본다도를 소개했으며, 전통의상을 입은 중년 남녀 8명이 차시중을 들었다.
김대통령은 그 사이 왼쪽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 오른쪽의 볼키아 브루나이국왕과 날씨와 건강등을 화제로 환담했다. 이어 다도전문가의 안내로 크레티앵 캐나다총리, 고어 미부통령,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 볼저 뉴질랜드총리가 차례로 차 테이블에 나와 차를 달여 다기에 담는 법도를 보여주자 정상들은 가볍게 박수로 응대했다.
○…이어 열린 하오 회의에서 무라야마총리가 무역·투자 자유화를 위한 「행동지침」을 추인하는 「공동선언문」을 낭독하자 김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은 박수로 이를 환영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정상대기실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각국정상과 일일이 악수하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영빈관 현관에서 무라야마총리의 전송을 받으며 승용차편으로 오사카성을 출발했다.
○…정상회의를 끝내고 숙소인 로열호텔로 돌아온 김대통령은 하오 5시부터 호텔 2층 사쿠라룸에서 고어 미부통령을 만나 한미관계와 대북문제등 양국관심사에 관해 협의했다. 김대통령은 『지난 7월 워싱턴에서 6·25참전기념비 제막식 이후 4개월만에 만나 반갑다』고 인사했고, 고어부통령은 『이번에 클린턴 대통령이 꼭 참석해 각하와 여러가지 문제를 얘기하고싶어 했는데 국내사정으로 오지 못해 몹시 안타까워 하더라』며 클린턴 대통령의 안부를 전했다.
김 대통령과 고어부통령은 한미양국이 안보분야는 물론 경제·통상·문화·인적교류등의 분야에서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평가하고 한반도 정세와 미·중관계 개선, APEC에서의 협력문제등을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30여분간 진행된 회동에는 우리측의 공로명외무 박재윤 통상산업 장관과 청와대 한리헌경제 유종하 외교안보 윤여준공보수석등이 배석했으며 미국측은 캔터무역 대표와 레이니 주한미대사 카터 대통령 경제보좌관등이 배석했다.<오사카=신재민 기자>오사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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