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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이원조 처리」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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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이원조 처리」 속앓이

입력
1995.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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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될 수 없다” 불구 방향 못잡아 곤혹 표정/대선자금 공개스케줄과 연관 해법 찾을듯이원조 전의원이 비자금정국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노태우씨의 비자금조성과정에서 이전의원도 상당한 역할을 했음이 검찰의 재벌총수 소환조사에서 확인된 것이다. 때문에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의지가 확고하다면 이씨에게도 사법의 칼을 들이대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검찰이 18일 이씨를 출국금지조치한 것은 일단 이같은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여권이 이씨를 겨냥해 얼마나 튼튼한 법망을 던질지는 미지수다. 노씨 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입을 통해 18일 이씨의 혐의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검찰은 여전히 『필요하면 조사하겠다』는 소극적 입장이다. 또 그동안 이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검찰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수사선상에 오르지도, 출국금지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비켜갔다.

이는 여권이 정치자금문제에 관한 이씨의 역할을 크게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5공시절부터 「금융계의 황제」라는 명성을 달고다녔던 이씨는 6공 「통치자금」조성의 핵심역이었다는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특히 야권은 이씨가 14대 대선자금조달 등 현정권의 탄생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줄곧 주장해왔으며 17일엔 검찰에 이씨 수사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요컨대 이씨가 김영삼 대통령의 선거자금 커넥션을 밝혀줄수 있는 핵심고리라는 것이다.

그런만큼 이씨의 존재자체는 여권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할수 있다. 이와관련, 정가소식통들은 「이원조 파일」 또는 「이원조리스트」의 존재 가능성을 점치면서 이것이 공개될 경우 비자금정국은 또다른 태풍권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으로 이씨가 역대정권의 정치자금조성에 연루된 정도가 깊을수록 자신에게 더욱 확실한 「보험」이 됨을 부인할수 없다. 88년 5공청산과정과 93년 동화은행 비자금비리 등 정권전환기의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의 이름이 올랐지만 그때마다 거의 유일하게 사정의 그물망을 피해나갔다.

때문에 정치권은 벌써부터 『이번에도 「변죽수사」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민자당의 손학규대변인이 『이씨가 비자금과 관련해 입건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곤혹스런 반응을 보인 것도 아직 여권핵심부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여권 고위인사는 『아직 사법처리를 해야 할 수준의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씨라고 성역은 될수없다』고 이씨 처리방침을 밝혔다. 여권의 대선자금 공개스케줄을 포함한 비자금정국 수습의 큰 틀내에서 이씨문제의 해법을 찾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방에 은거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씨가 자신의 문제를 풀어가는 여권의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소문도 적지않아 과연 여권이 어떤 「지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결국 여권의 의도와 달리 엉뚱하게 불거져나온 이씨문제는 노씨 구속이후 최대의 핵폭탄으로 대두되고 있다.<이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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