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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마음 비우니 편안합니다”/구치소 생활 3일째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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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마음 비우니 편안합니다”/구치소 생활 3일째 스케치

입력
1995.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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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불교서적 읽고 잦은 명상18일 수감 3일째를 맞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점차 구치소 생활에 안정을 찾아가면서 역사책과 불교서적을 탐독하며 첫주말을 지냈다. 노씨는 이날 면회온 정해창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마음을 비우니 잠도 잘 오고 편안합니다. 내 걱정은 말고 밖의 일이나 잘 알아서 처리해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고 전해졌다.

이날 서울구치소는 일반 수감자들에 대한 주말의 가족면회가 집중된데다 휴식시간도 평일보다 많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외진 곳의 18사동에 홀로 수감된 노씨는 평일과 같은 일정대로 차분하고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노씨는 상오 7시10분께 보리밥과 꽁치조림, 배추김치등 1식3찬의 아침을 전날과 마찬가지로 모두 비웠다. 노씨는 식사후 교도관들이 신문을 2가지까지 볼 수 있다고 권했으나 『됐습니다』라며 거절했다.

대신 아들 재헌씨가 17일 면회와서 넣어준 역사책 3∼4권과 조비오신부가 쓴 「사제의 증언」, 불교서적등을 선반에 정리하고 간밤에 읽다가 잠든 「대처회고록」을 1시간 가량 읽었다고 한다.

상오 10시30분께 정해창 전 비서실장이 면회오자 반갑게 맞으며 『태국에서 열린 범죄방지 세미나는 성과가 있었습니까』라고 안부를 물었다. 두사람은 독방옆 5평짜리 접견실에서 2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눴는데 앞으로의 법적 대응방안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께 야채된장국과 단무지등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노씨는 전날과 달리 사동 옆에 위치한 특별운동장에서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고 하오 내내 독서에만 몰입했다.

노씨와 다른 일반재소자들은 물론 17일 수감된 이현우 전 청와대 경호실장과의 독방과도 멀리 떨어져 있고 운동시간대도 달라 서로 마주치게 되는 일은 없었다.

교도관들은 『노씨가 식사도 잘하고 숙면을 취하는 등 달라진 환경에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으나 심리적인 충격은 어쩔 수 없는지 굳은 표정으로 자주 명상에 잠기곤 한다』고 전했다.김성호·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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