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자금조성 관련 결백주장 불구/“노씨 구속에 당초결심 위축” 주변 전언율곡사업과 관련해 거액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중지돼 미국에서 도피생활을 해오고 있는 김종휘 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노태우 전대통령의 사법처리과정을 지켜보며 심각한 고민에 싸여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7일 『김전수석이 최근 주변 친구들에게 「한국에 들어가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고 심경을 토로해왔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면서 『그러나 노씨가 이미 구속된 만큼 그의 귀국결심이 또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전수석이 귀국할 경우 한국에 있는 변호사를 통해 사전에 검찰에 통보해 자진출두 형식을 밟게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전수석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약한 성격의 소유자』라며 『93년4월 미국에 온 이후 수차례 귀국을 결심하고도 귀국 후 상황을 두려워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전수석이 한때 생활편의를 위해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국내에서 이를 정치적 망명으로 간주하자 크게 놀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후 귀국하면 자신의 결백주장과는 무관하게 사법처리될 것이라고 판단, 매우 위축돼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은 김전수석이 실제로 귀국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길 경우 비공식으로 대사관측 협조를 구하거나 최소한 한국정부의 의사를 타진해올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그러나 김전수석은 지금까지 대사관측과 일체의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박건우 주미대사는 밝혔다.
박대사는 『앞으로 검찰의 요구가 있을 경우 미 국무부에 소재파악을 요청하거나 자체정보망을 동원, 김씨를 찾아내 귀국을 종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해 지금까지 수사당국으로부터 그의 신병확보요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김씨는 지난 16일 필라델피아에서 국내 한 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노전대통령이 율곡사업을 통해 엄청난 비자금을 챙기는 등 국가에 큰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분야를 보좌했던 책임자로서 귀국해 진실을 밝히겠다』며 이달말 귀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수사망을 피해 2년이상 해외 은둔생활을 해온 김전수석이 6공핵심부의 사법처리가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 귀국하리라고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