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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역 같은 인재(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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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역 같은 인재(사설)

입력
1995.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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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올해 유난히 많았던 대형사고들 가운데서도 유조선의 기름유출로 인한 남해바다의 오염사고를 또한 잊을 수 없다. 특히 7월의 시 프린스호 사고는 한때 남해안일원을 까맣게 물들이면서 적조현상으로까지 이어져 많은 어민들의 생계마저 빼앗아 인재에 의한 해상재난으로까지 부른적이 있다.바로 이 사고가 발생한 같은 해역에서 같은 회사소속의 유조선이 같은 사고를 일으켜 기름이 계속 번지고 있다니 예사문제가 아니다. 시 프린스호 사고발생 3개월만에 또 다시 어민들을 깊은 시름과 좌절로 빠뜨리고 있다. 17일 전남 여천앞바다에서 기름유출사고를 낸 호남 사파이어호는 호남정유 소속으로 원유이적부두에 접안하던중 선박을 고정시키는 철골구조물과 충돌해 또 인재를 일으킨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고가 유조선 운항관련자들에 의한 것이었고 사후조치 역시 불완전하고 미숙했던 점을 보면서 우선 거듭 대형 인재를 빚고 있는 선박회사측의 해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선박이 기름하역을 위해 접안하는 순간 도선사의 예인 잘못으로 구조물에 부딪쳤다는 사실 자체가 철저한 근무수칙등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밖엔 달리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당국의 조사결과로는 사고탱크속의 기름이적 작업도 시간을 지체, 유출량이 많아졌고 방제선설치를 위해 어민들을 긴급 동원했어야 하는데도 경비등을 이유로 외면해 초기방제에 실패했던 점등도 아울러 지적되고 있다니 차라리 유출을 자초하고 피해 확산을 방치했다 하겠다.

시 프린스호 사고에 이어 9월말에 발생한 부산앞바다의 제1유일호 기름유출사고등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었다. 그동안 혼란스럽고 효과적이지 못했던 해상사고 지휘체계의 일원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에서도 해경이 주축이 되어 사고수습에 나섰지만 당사자인 선박회사측의 무성의 때문에 실질적인 방제에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선박회사측은 시 프린스호의 사고보상 절차도 아직 마무리짓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앞으로 있을 피해어민들의 항의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시 프린스호때의 벙커C유 유출과 달라 독성이 더 강한 원유유출이어서 어패류의 피해와 확산속도 역시 더욱 빠른 것으로 밝혀져 걱정이 크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회사가 같은 사고를 거듭 일으켰다는 점은 도저히 그냥 흘려보낼 일이 못된다. 지난 사고의 교훈을 저버린 인재에 따끔한 응징과 책임이 따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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