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조 기획·이현우 주무담당/금진호 재벌에 액수할당·김종인 특혜조정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 비리는 예상보다 훨씬 조직적인 거대한 커넥션을 형성하고 있는것으로 확인돼 새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수사초기에는 이현우 전경호실장만이 대부분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태진 경호실 경리과장이 이를 전담 관리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서 노씨의 비자금은 이전경호실장외에 금진호 의원등 복수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광범위하게 조성됐음이 확인되고 있다.
비자금조성및 관리와 관련, 검찰의 수사대상이거나 수사선상에 떠오르고 있는 노씨의 측근인물은 17일 구속이 집행된 이전실장과 이미 소환수사를 받은 금의원을 비롯, 김종인 전청와대 경제수석, 김종휘 전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이원조 전의원등이며 이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전문분야」별로 역할을 분담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밖에 동화은행 사건과 관련돼 재판에 계류중인 이룡만 전재무부장관도 비자금 조성에서 일정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자금조성 과정에서 포괄적 역할을 담당한 이전실장은 특히 군공사의 발주및 수주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것으로 밝혀졌다. 영장에는 이씨가 국방부에서 발주한 진해잠수함기지건설, 아산만해군기지건설, 조치원탄약창건설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사실이 적시돼 있다. 이씨가 이과정에서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 노씨에게 전달했음은 물론이다.
이씨는 또 한국전력공사의 보령화력발전소 건설공사등 국영기업체가 시공하는 국책사업에도 간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특별한 계기나 현안이 없이도 재벌총수들과 노씨의 단독면담을 주선했으며 면담을 전후해 기업인들이 뇌물을 제공했음은 이미 검찰수사에서 확인됐다. 이씨는 비자금조성에서 주무를 담당했으며 자신의 전문분야인 군관계사업을 전담 하다시피 한것으로 볼수있다.
그러나 소위 「이현우리스트」에 주로 의존했던 비자금 총액조사가 2천3백억원 안팎에서 벽에 부딪쳐 있는 점등을 감안할때 이씨의 역할은 제한적 이었을 수도 있다는 추정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해 가장 혐의가 짙은 인물로 우선 금진호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금의원이 재벌총수들을 상대로 「청와대 경비」를 할당해 조성된 자금을 직접 노씨에게 전달하는등 이씨 못지않게 비자금 조성에 주도적으로 나선 사실은 재벌총수들의 검찰진술에서 명백하게 드러났다. 모재벌회장은 『금씨가 액수를 정해 그대로 따랐으며 이과정에서 이전실장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말해 별도의 비자금루트가 존재했음을 확인해주었다.
또 김종인 전경제수석도 별도로 재벌회장들에게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받아 노씨에게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김전수석은 직무상 자금제공 대가로 기업측에 제공할 특혜내용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도피중인 김종휘전외교안보수석도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등 율곡사업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은 이원조전의원이다. 이전의원은 자신이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있던 금융계를 통한 비자금조성 이상의 역할을 했으리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미 일반 기업으로부터도 돈을 거둔 사실이 확인된 이전의원은 단순히 또 하나의 비자금조성루트 차원이 아니라 비자금조성 전체를 실질적으로 기획,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받고있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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