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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구속 수감­서울구치소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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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구속 수감­서울구치소 표정

입력
199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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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번호 100… 철창속의 전직 대통령 3.6평 독방서 첫밤/어둠속 「신입자교육실」로 안내/“노태우 맞습니까” 후 수의 전달/구치소뒤편 무재산 찬바람만 무심히…

수인번호 100. 어둠 속에 수감되는 전직대통령도 수감을 집행하는 교도관들도 말이 없었다. 겨울문턱을 넘어선 청계산 계곡의 매서운 바람만이 전직대통령을 독방에 가두는 모두의 부끄러운 가슴을 향해 불어왔다.

16일 하오 7시57분, 경기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의 굳게 닫힌 정문이 활짝 열렸다. 노태우전대통령이 대검 수사관과 함께 구치소 안으로 들어서자 종일 부산하던 소내에 일순 팽팽한 긴장감이 엄습했다. 도착직전 시민들에게서 계란과 돌 세례를 받은 노씨는 입을 굳게 다문채 호송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즉시 구치소내 보안과 옆에 마련된 「신입자교육실」로 안내됐다.

담당 교도관이 담담한 목소리로 주소와 이름등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주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1동 108의 17, 이름은 노태우가 맞습니까』 이어 교도관이 수인번호와 소내에서 사용하게 될 세면도구, 수의등을 전달했다.

노씨는 그러나 다른 입감자와 마찬가지로 수의 대신 연희동에서 가져온 하얀 두터운 사복 수의로 갈아 입었다. 왼쪽 가슴에 수인번호 100번이 선명한 번호표가 붙었다. 국가원수로 나라를 통치했던 「전직대통령」이 일개 「죄수」신분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노씨는 참담한 표정을 애써 감췄다. 노씨의 수의 착용을 도와주던 교도관들도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고개를 외면했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의무실로 가시죠』 한 교도관이 침묵을 깨뜨렸다. 노씨는 곧 교육실 옆 의무실로 안내돼 X레이 검사 혈압검사등 간단한 건강진단을 받았다.

노씨는 이어 외진 곳의 사동으로 옮겨졌다. 경호상 이유로 모든 방이 비워진 이 사동의 3.6평 방에서 첫 밤을 맞는 노씨의 심경은 참담했다.

노씨는 17일 아침부터 「개구멍」을 통해 들어온 구치소의 음식을 들어야 한다. 쌀과 보리가 8대2의 비율로 섞인 1식3찬이다. 구치소측은 노씨에 대한 사식반입은 다른 재소자와 마찬가지로 금지할 방침이다.

노씨는 장시간의 조사로 지친데다 구속의 충격이 워낙 컸던 탓인지 첫날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아마도 청와대와 연희동의 풍경이 머리를 스쳐갔을 터이다.

5천억원을 부정축재한 혐의로 노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의 뒷산 이름은 공교롭게도 무재산. 마치 권력과 재물의 무상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고재학·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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