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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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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대국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에는 캐나다가 2백32만1천8백11대를 생산해서 한국을 1만1백48대 차이로 제치고 5위를 차지했었는데 올해는 9월말 현재 캐나다를 5만여대 앞섰고 연말까지는 20만대 가량 더 많은 생산량을 기록, 우리가 세계 5대 자동차대국이 된다. ◆품질 기술면에서 아직 명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고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 자동차 수준이 한수 아래인 것만은 틀림없다. 생산성면에서도 1인당 생산대수가 21.9대로 일본 도요타의 49대에 비해 어림없고 대당 조립시간도 24.7시간으로 일본의 16.8시간에 비하면 훨씬 처진다. ◆그러나 자동차 수출을 시작한지 불과 10년 남짓한 것을 생각해보면 비록 물량만의 기록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5대 생산국이 된다는게 여간 대견스러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로 본다면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바짝 접근하고 있는게 틀림없다. 반도체나 조선 철강도 마찬가지다. 모두 세계 5위권 안에 드는 수준이다. ◆『개는 짖어도 캐러밴(대상)은 간다』는 말처럼 나라가 아무리 난장판처럼 어지러워도 경제는 흔들림없이 묵묵히 제길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80년대 중반 암울하던 군사통치 시절 세계 여론이 「포니 수준의 정치」를 주문하면서 경제와 정치의 격차를 비웃었지만 그 못난 정치도 이제 경제에 손색없는 짝을 이루도록 어느정도는 발전해가고 있는 것일까.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고 한 시대를 청산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정치의 수준을 말해 주는 것이다. 자동차나 반도체만 세계적 수준이 아니라 정치도 포니나 반도체처럼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동차의 품질을 높여야 하는 것처럼 정치도 품질을 높이는 것이 이제부터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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