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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여성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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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여성이 좌우한다

입력
199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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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제작외 집필·기획·수요창출까지 도맡아/소설·수필분야 단연 강세… 「비자금서적」 도 밀어내/공지영·양귀자·김영희·심진송·배금자등 급부상/자전에세이 붐속 질·문장력 수준 우려목소리도 커『여성작가나 성공한 커리어 우먼을 잡아라』 출판계에 유행하는 말이다. 최근의 베스트셀러는 대부분 여성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편집, 제작진에 여성이 많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집필, 기획, 수요의 창출까지 여성들이 도맡고 있다. 최근의 베스트셀러를 보면 이런 추세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올해 전반기에는 공지영의 「고등어」, 후반기엔 양귀자의 「천년의 사랑」이 50만부를 돌파하며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지난해 6월에 나온 공지영의 소설 「고등어」는 54만부, 조안 리의 자전에세이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은 60여만부, 양귀자의 「천년의 사랑」은 지난 7월 출간이래 단숨에 50만부를 돌파했다.

출판계의 여성우위는 소설, 수필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소설은 양귀자, 신경숙, 공지영등 여성트로이카가 주도하고 있고 수필분야는 심진송, 에리카 김, 김영희, 허수경, 배금자등이 베스트셀러 저자로 부상했다. 10만부이상 팔린 책들은 대부분 여성이 쓴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주 대형서점들의 베스트셀러 집계표를 보면 교보, 영풍, 을지, 종로서적에서 「천년의 사랑」 「신이 선택한 여자」가 비자금파문을 잠재우고 1, 2위를 차지했다. 여성돌풍이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에 힘입어 부상했던 「성역은 없다」의 기세를 3주만에 잠재워 버렸다. 「성역은 없다」가 그나마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참신한 기획력과 작가 선정으로 여성군단을 이끌고 있는 출판계의 대표주자는 문예당(대표 권은정·31). 이 출판사가 2∼3년내에 기록한 베스트셀러만 5종이며 그중 여성의 자전적 에세이가 4종이다. 「MBC뉴스 백지연입니다」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 「사랑밖에 난 몰라」 「이의 있습니다」등이 10만부이상씩 팔렸다. 출판사 대표들로 구성된 「여성출판인모임」의 활동도 활발하다. 구성회사는 삼신각, 여성사, 깊은샘, 푸른숲, 장락등 8개 출판사. 한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고 출판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회사들중 여성사는 페미니즘등 여성관련서를 꾸준하게 기획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출판계는 교양물시장의 70%이상을 여성독자가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30대 여성독자층을 겨냥한 성공한 여자들의 자전적 에세이는 일단 성공이 보장된다. 그래서 출판기획자들은 방송앵커, 변호사, 미용사, 사업가, 보험설계사, 무속인등 각 방면에서 성공한 여자들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출판계의 인력구조에서 여성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고려원의 경우 편집진 60여명중 50명이상이 여성이며 계몽사도 편집진 60명중 여성이 40명이나 된다. 출판사인력의 여성화현상은 군소출판사일수록 더 심해 80∼90%를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성공한 여성들의 자전에세이 붐이나 여성독자들이 시장을 좌우하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일부 출판관계자들은 성공한 여성들의 자전에세이가 엿보기심리를 충족시켜줄지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내용이 너무 가볍고 문장력도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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