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소환 후 만하루가 지난 16일 하오 노씨의 구속소식이 전해진 연희동 노씨자택은 아무런 미동도 느껴지지 않았다.거실과 몇개 방에 불이 밝혀졌을 뿐 굳게 닫힌 대문 바깥으로는 아무런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이따금 보도진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비서진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비서진은 쉴새없는 보도진의 전화공세에도 『할 말이 없다』 『바빠서 끊는다』면서 애써 말을 아꼈다.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이날 하오 1시20분께 막상 구속영장 신청사실이 알려지자 노씨가족들의 낙담은 컸던 것 같았다. 여비서가 곧바로 동네약국에서 약을 사들고 들어갔다. 가족들뿐 아니라 연희동 비서진도 제정신이 아닌 듯 여비서는 비상문의 자물쇠 조차 제대로 열지 못했다.
안채에는 부인 김옥숙씨와 아들 재헌씨 부부가 슬픔에 젖은 채 아무말 없이 앉아있다고 한 비서관은 전했다. 점심과 저녁은 차려놓은 채 그대로 물려나왔다고 했다.
연희동의 한 주민은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수의를 입은 채 구치소 신세를 져야하니…』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한 경호원은 『연희동에 머물지, 아니면 청와대로 복귀할 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앞날을 걱정했다.
노씨는 먼길을 떠났고, 측근들의 발걸음도 뚝 끊긴 연희동. 보도진마저 철수준비를 하는 3백평 가까이 되는 연희동 큰집에는 가족만 덩그러니 남았다. 연희동은 벌써 겨울이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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