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장방문 중에 직접통화 깊은 관심/강 주석 갈비찜 즐겨 만찬서 특별준비도김영삼 대통령은 15일 아침 청와대 상춘재에서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과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1시간여 동안 조찬을 같이 하며 개인적인 친분과 돈독한 우의를 다졌다.
김대통령은 상오 7시30분 반코트차림으로 상춘재앞 녹지원에 나와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복 차림의 강주석을 맞아 아침인사를 나눈 뒤 강주석을 상춘재로 안내했다. 김대통령이 강주석과 함께 녹지원 뜰을 걸어가며 청와대 뒷산을 가리키며 『단풍이 아름답다』고 말하자 주석은 「단풍이 꽃보다 곱다」는 중국의 당나라 시인 두목의 한시를 소개하고 『베이징에도 향산의 단풍이 유명하다』고 화답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녹지원 주변의 조깅트랙을 가리키며 『이곳이 내가 매일 아침운동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하자 주석은 잠시 뛰는 시늉을 해보이고 『제자리에서 뛰느냐, 아니면 실제로 달리느냐』며 조깅에 관심을 보였다.
상춘재 앞에 도착한 두 정상은 입구에서 보도진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한 뒤 실내로 들어가 상춘재 건물을 화제로 잠시 환담을 나누었다. 김대통령이 『상춘재가 전통 한식건물』이라고 설명하자 주석은 『목조건물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중국사람들도 목조가옥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어 양측 통역만 배석시킨 가운데 조찬회동을 시작했다.
▷삼성공장 방문◁
청와대 조찬행사가 끝난 뒤 강주석은 곧 첫 시찰 대상인 경기 용인군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 도착했다. 상오 9시50분 이건희(이건희) 그룹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은 주석은 방명록에 이름을 적고 반도체 생산 현황에 관한 브리핑을 받기 위해 회의실로 직행했다.
회의실에서 주석은 첸지천(전기침)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측 수행인사들을 일일이 소개하고 중국 톈진(천진)과 쑤저우(소주)에 대한 삼성의 투자를 수행원에게 묻기도 하면서 한중 경협에큰 관심을 표했다. 공장시설 보호를 위해 방진복 방진화와 헬멧 장갑까지 착용한 주석은 생산라인을 둘러보면서 안내인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궁금한 점을 빠짐없이 물어보기도 했다.
이어 전시관을 둘러보던 주석은 전자교환기로 직접 중국과 통화를 하고 『감사하다』는 우리 말로 전화를 끊어 주위에 웃음이 넘치기도. 이회장의 안내로 반도체 생산라인에 도착한 주석은 『자동화한 생산라인이 인상적』이라며 『양국 기업간의 기술 협조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시찰을 끝낸 뒤 주석은 「삼성전자가 한국경제 번영과 중한 경제 협력에 부단히 공헌해 주기 바란다」는 휘호를 남기고 직원들의 환송 속에 공장을 떠났다.
▷경주 방문◁
전용기편으로 부산 김해공항을 거쳐 하오 4시55분께 경주 힐튼호텔에 도착한 강주석은 지린(길림)성 출신 조선족 연수생들의 환영을 받으며 호텔현관에 도착, 8층 로열스위트룸에 여장을 풀고 하오 6시30분 이의근 경북도지사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지사는 만찬사를 통해 『벗이 먼곳에서 찾아오니 어찌 기쁘지 아니하랴(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는 논어 말씀처럼 주석각하를 맞는 우리 도민들은 오랜 벗을 맞은듯 기쁨으로 충만하다』고 환영했다.
강주석은 답사에서 『신라천년의 고도인 경주는 과거 중국 당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곳이어서 중국과 한국 양국 국민들의 유사한 전통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측은 이날 만찬을 신선로 갈비찜 생선양념찜등 한정식으로 차렸다. 강주석은 디저트로 당근 사과등을 들었으며, 갈비찜은 강주석이 좋아해 중국측 요청으로 준비했다.<신재민·김진각·이상곤 기자>신재민·김진각·이상곤>
◎황병태 주중대사 인터뷰/“중국,정치적으로도 친근한 이웃될것/동북아 국제관계 한국주도 좋은기회”
장쩌민(강택민)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안내하기 위해 일시 귀임중인 황병태 주중대사는 15일 『앞으로 중국은 정치적으로도 우리나라를 가장 편안한 이웃으로 여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대사는 이날 강주석의 삼성반도체공장 시찰을 수행하고 돌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편안하다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가장 많은 공동이익을 갖게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황대사는 또 『중국은 현재 집단 지도체제가 구성돼 있는만큼 강주석의 방한은 중국 지도부가 대한국관계 개선을 위한 하나의 컨센서스를 만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특히 이같은 합의에는 덩샤오핑(등소평)의 결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내의 합의과정은 이미 리펑(이붕)총리 방한때 시작됐다』면서 『중국 방문단에 등씨의 브리지 파트너인 딩관건(정관근) 당 선전부장이 포함된 것이 앞으로 큰 의미를 갖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한·중정상회담에 가장 큰 신경을 쓴 나라는 일본』이라면서 『따라서 강주석 방한은 양자관계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에서 우리가 호혜평등한 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황대사는 『강주석이 인구 1,000만명 규모의 상하이(상해)시장 경험을 들어가며 서울의 정돈된 모습에 놀라움을 표시했다』면서 『삼성반도체공장에서는 「경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경쟁을 뚫고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한 비결을 반드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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