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화 정책」 반발… 분당 위기/대륙출신 원로들 “통일포기 불가” 딴살림 결단내년 3월로 예정돼 있는 타이완(대만) 최초의 총통직접선거를 앞두고 국민당의 내부분열이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리덩후이(이등휘)총통과 마찬가지로 타이완출신인 린양강(림양항·68) 국민당부주석은 지난 13일 총통선거에 출마를 선언하고 러닝메이트로 하오바이춘(백촌·76) 전행정원장을 지명했다.
국민당 지도부는 림부주석의 출마선언이 당규를 어겼는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월 23일 전당대회를 통해 이총통을 직선총통후보로 선출한 국민당으로서는 림부주석에 대해 출당이나 제명등 징계조치가 불가피한데 이는 곧 국민당의 분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당을 탈당한 천뤼안(진리안·58) 감찰원장이 이미 총통선거에 뛰어든 상황에서 림부주석이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국민당은 92년 대륙출신 2·3세들의 신당창당이후 최대의 내부분열에 직면해 있다.
국민당의 이같은 내부분열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된 것이다. 이총통을 중심으로한 국민당주류파는 올해들어 이총통의 방미, 유엔재가입시도등을 통해 타이완의 국제활동공간을 확보하려는 「타이완의 타이완화」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의 강력한 위협에 직면했으며 대륙과의 통일을 지향하는 국민당내부의 대륙출신 비주류파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림부주석은 이총통의 지도력부재와 정책에 반발, 독자출마를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감정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총통과 숙명의 정치적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온 림부주석은 90년 총통선거에서 당원로들의 설득으로 차기대권주자라는 약속을 받고 출마를 포기했었다.
림부주석은 이총통이 이같은 약속을 지키지 않자 결국 당내에서 점차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대륙출신및 보수파와의 연대를 형성, 독자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타이완화 정책」추진으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이총통의 연속집권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당내 타이완계 주류파와 대륙출신 원로들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파간의 위태로운 공존상태가 이번 총통선거전을 통해 깨지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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