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가 비자금으로 들끓는다. 모이면 비자금 얘기다. 130만명이 가입한 PC통신서도 비자금토론은 불을 뿜고 있다. 하루 수백건의 의견이 올라오고 수만건의 조회가 이뤄진다. 웹 인터내셔널이란 회사는 인터넷에서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 처벌·처리문제를 놓고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민들은 최첨단 PC통신에서, 왕조시대에나 있을 대형부정과 낙후된 정치권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질타한다.『정권을 쥘 때는 모두가 자신의 편으로 보인다』『내일은 생선가게를 도둑 고양이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다리가 끊어지고 백화점이 무너지고 대통령이 돈을 떼먹고…,제가 최고인줄 알았나…』 차마 그대로 옮길수 없는 원색의 분노가 터져나온다. 모두의 잘못이라는 소리도 있다. 천문학적 비자금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가 된 노씨는 12·12가 줄이 되어 대통령이 됐지만 밑바탕엔 그를 찍은 국민들의 표가 있다.
인터넷 여론조사에는 14일현재 한국인 450명이 답변했다. 「비자금 국고환수시 바람직한 용도」를 묻는 질문에는 국가재정지원 24.9%,중소기업지원 27.6%, 농어촌지원 13.1%, 과학기술지원 9.6%,재해복구지원 6.2%,기타 18.75%순으로 답했다.해결방안은 구속수사가 88.7%.
마피아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부패척결 사정바람이 몰아쳐 전총리에 실형을 선고했다. 프랑스에선 집권당이 100억원가량의 정치자금을 건설용역회사에서 받아쓴 혐의로 판사가 중앙당사를 수색했고 미테랑대통령은 7년임기내내 시달렸다. 베레고부아전총리는 86년 1억여원을 무이자로 빌려 30평짜리 아파트를 산뒤 갚았다는 추문에 시달려 93년 권총 자살했다.
지난번 대선때는 갖다바치느니 내가 출마한다는 사람도 있었다.노씨가 말한 「통치자금조성관행」이 혹시 다른 공직자들에게는 전염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조선후기 삼정의 문란으로 민생은 허덕였다. 국가경쟁력을 들먹였던 사람들은 어떻게 이 나라의 경쟁력을 좀먹는 행위를 할수 있었는지 대답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PC통신에 어떤 민의가 있는지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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