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조기수습 염두 “오히려 잘돼”/야 “대선자금 공개막기” 의구심정치권은 15일 검찰의 노태우전대통령 재소환에 대해 일단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의 예상을 뛰어넘은 소환의 「전격성」때문이다. 실제로 여야는 장쩌민(강택민)중국국가주석의 방한과 김영삼 대통령의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 참석일정을 감안, 이번 주말이나 내주초에 노씨의 2차소환및 사법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때문에 정치권은 전격소환의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노씨 신병처리시기와 향후 파장을 면밀히 저울질하고 있다.
민자당은 전격적인 소환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기수습을 염두에 둔 반응이다. 『더이상 정치적 절충이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게 됐다』는 한 당직자의 얘기는 이같은 반응의 대표적인 예이다. 국민회의의 대선자금공세가 노씨 재소환과 검찰수사로 희석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또 굳이 강주석의 방한기간을 재소환시기로 택한 것과 관련, 『여권 핵심부가 마음을 단단히 먹은 것같다』는 해석도 적잖아 여당관계자들이 긴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김윤환 대표도 이날 상오로 예정된 청와대 당무보고가 16일로 연기됐다는 청와대의 연락을 받고 노씨 재소환을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전면전을 선언한 국민회의는 강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지원대변인은 『갑작스런 노씨소환은 노씨측에서 대선자금 공개의사를 내비치자 이를 막기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민련도 『노씨가 재소환되면 기억의 범위안에서 대선자금 내역을 밝힐 것이라는 정해창 전비서실장의 발언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같다』면서 『결국 비자금파문을 빨리 수습하겠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여야는 한결같이 검찰의 공정한 조사와 노씨의 진실규명을 촉구하면서 금명간 노씨의 구속수사를 기정사실화했다. 민자당의 손학규 대변인은 『검찰은 법에 따라 엄정한 수사를 해야하며 노씨도 진실을 밝혀 모든 의혹을 해소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수사를 통해 야권이 제기하는 의혹을 포함한 진상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국민회의의 박대변인은 『검찰의 수사가 미흡할 경우 특별검사제와 국회청문회를 통해 이 사건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며 『노씨는 공갈·협박에 굴하지말고 여야 누구를 어떻게 지원했는지 사실대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이규택대변인도 『노씨가 진실을 낱낱이 밝혀 국민앞에 용서를 구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해야할 마지막 도리』라고 말했고 자민련의 구창림 대변인은 『노씨뿐 아니라 각 정당도 밝힐 것은 스스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와함께 야권은 노씨 구속이후의 정국풍향, 즉 김대통령의 「다음 수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에는 원내에서의 각종 정치관련 제도개혁등을 통한 사태의 정치적 마무리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다시 정계개편 및 세대교체 드라이브를 걸지 모른다는 추측도 적지않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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