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북경 큰길 위한 과제/이정빈(특별기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북경 큰길 위한 과제/이정빈(특별기고)

입력
1995.11.16 00:00
0 0

◎보완적 경협·공동이해 확대를/한반도 평화정착 공조도 필요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이 대규모 대표단을 동반하고 11월13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방한중이다. 이번 강주석의 방한은 한·중 양국이 관계를 정상화한지 3년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간 여러 분야에서 눈부시게 이룩해 온 관계발전을 평가하고, 앞으로 양국관계를 여러 분야에 걸쳐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올려 놓으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1992년 8월24일 수교한 이후 각기 추구하고 있는 정치이념과 체제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연간 150억달러의 물동량과 50만명에 달하는 인적교류를 통해 중요한 경제파트너로 성장하게 되었고, 서로간에 없어서는 안될 협력동반자 관계가 되었다. 특히 한국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마당에 안보리의 유일한 아세아권 상임이사국인 중국으로서는 한국과 양자관계 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와 안정은 물론 동북아지역 안정과 번영문제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양국이 공동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할 몇가지 주요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한·중 양국은 경제적으로 서로를 필요로 하는 무한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인데, 앞으로 이러한 관계를 어떻게 조화롭고 균형 있는 관계로 확대발전시켜 나가느냐 하는 문제다. 한·일 양국이 인접국으로서 여러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너무 심한 무역불균형을 이룸으로써 조화로운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고 지역 문제를 다루어 나가는데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한·중 관계발전에 좋은 교훈이 되리라 본다. 한·중 양국의 경제 여건은 입안자들이 노력만 한다면 상호 보완적인 확대 협력관계로 무한히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둘째, 한·중 양국이 좋은 인접국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넓혀나가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본다. 이 지구상에 국경을 나누고 있는 인접국들은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많은 문제를 갖게 마련이다. 한·중 양국은 유사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인접국으로서 여러가지 유리한 면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후 냉전체제하에서 적대관계가 불가피했던 불행한 과거도 있다. 그러므로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공동의 이해관계를 늘려나가는 것만이 대립관계를 해소시키고 화해와 협력으로 이끌어 나가는 요체라 하겠다. 중국측으로서는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 요인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고, 한반도 문제를 지난날 냉전체제하에서 설정해 놓았던 방식과 논리로는 풀어갈 수 없다는 인식을 우리와 같이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본의 일부 지도자들이 종종 한·일 과거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양국간의 선린관계를 냉랭한 국면으로 몰고가는 사례가 비일비재임을 경험하듯이, 국가간의 잘못된 인식은 하루 속히 고쳐져야 한다.

셋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 양국 정부가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노력을 다짐해야 한다. 한·중 양국은 평화와 안정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가 없고 특히 중국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과 직결되어 있다고 본다. 냉전체제 붕괴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긴장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고, 한반도 정세는 불안정하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과제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이해관계와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한·중 양국은 적극적으로 공동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분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유지에 대한 주된 역할은 남북한 가운데 한국측이 맡지 않을 수 없다는 국제적 인식과 현실을 중국측도 외면할 수 없으리라 본다.

이번 강주석의 방한은 한·중 양국정부간 고위인사의 교환방문이라는 의전적차원에만 그 의의를 둘 수는 없다고 본다. 이번 방한은 양국 정부와 국민이 여러 분야에서 상호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새로운 차원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됨은 물론, 다가오는 21세기 동북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상호협력의 장을 확대해 나가는 데 큰 전기를 이룩했다고 본다.<외교안보 연구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