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일합방 합법성여부 계속 대화”/한·일외무회담 무엇을 논의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일합방 합법성여부 계속 대화”/한·일외무회담 무엇을 논의했나

입력
1995.11.16 00:00
0 0

◎정상회담때 일 총리 사과 표명도 합의못봐/역사 공동연구결과 교과서등에 반영키로우여곡절 끝에 15일 오사카(대판)에서 열린 한일 외무장관회담에서는 과거사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는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이번 회담은 김영삼대통령의 오사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릴 한일 정상회담(18일)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일총리의 한일합방 합법발언이 첨예한 갈등의 도화선이 됐기 때문에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는 한일합방의 합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채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의지 확인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성과라면 양국이 민간차원의 역사공동연구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고 이를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는 것 정도이다. 양국 장관은 공동의 연구결과를 교과서에도 반영시켜 나가기로 했다. 즉 과거사 인식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고노 요헤이(하야양평) 일외무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공로명 장관에게 일각료들의 과거사 왜곡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하고 이에 대한 일본측의 조치를 설명했다. 『이 한몸을 바쳐서라도 한일관계 발전에 진력하겠다』며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노장관은 대북관계에서 한국과의 긴밀협력을 강조하는 쪽에 비중을 두었다.

공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일본측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일합방 조약에 대한 인식의 수정과 한일 기본조약 제2조에 대한 재해석을 거듭 요구했다. 이같은 입장은 문제의 소지를 근본적으로 없애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재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과거사문제를 정상회담의 의제에 포함시키는 방식에 대해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은 무라야마총리가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표명과 함께 재발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나 일본측은 한일합방의 합법성논란은 쉽게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실무 차원에서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에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해결점을 찾자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외무장관회담과 18일의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과거사 문제가 속시원히 해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오사카=고태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