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가원수가 우리나라를 찾아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사상 유례없는 일인데다 지금도 중국·북한간의 혈맹관계가 엄존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사실에서도 뜻깊다. 게다가 중국측은 이번 기회를 통해 동북아 등 역내 안보의 중요성과 한중 두나라간의 실질협력문제 등에 의견을 같이하고 우리측에 적극적인 지지까지 표명함으로써 이번 장쩌민(강택민)주석의 방한이 양국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어제 청와대에서 있었던 두나라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한 협력기반 구축, 그리고 경협증대를 포함한 실질협력 강화에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졌다. 3년전의 수교 당시만 해도 「경협」에 한정되어 있던 두나라 관계가 이제 정치, 외교분야에까지 확대된 폭넓은 동반자관계로 발전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강주석이 한반도 문제에 언급하면서 「주변국의 이해와 협력하에 당사자 간의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우리의 일관된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일본등과 대화를 시도해 온 북한에 대해 강한 「쐐기」를 박은 셈이다.
두 정상은 경제협력분야에서도 구체적 합의를 이뤄 특히 지난해 3월 김대통령의 방중때 협의된 양국간의 자동차 등 5개분야 공동사업을 더욱 가속화하기로 하는 한편 중형항공기의 공동개발, 러시아가스전개발에도 적극 협력키로 함으로써 경제실리분야에 큰 수확을 거두었다.
정상회담에 이은 기자회견에서나 국회연설에서도 강주석은 한중 두나라가 역사적, 지리적으로 밀접하기만한 관계를 몇번이고 지적하면서 중국의 미래를 위해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임을 거듭 강조했다. 70년대말 이후 계속된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과 함께 한국의 발전이 모델이 되고 있고 우리의 기술과 자본이 필수적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두 지도자는 또한 최근 다시 물의를 빚었던 일본 각료의 역사왜곡 망언에 대해 「일본이 한국·중국 등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가려면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분명히 천명했다. 일본이 과거 아시아 여러 국가에 대해 저질렀던 「침략행위」를 인정해야만 선린우호관계도 이룩될 수 있음을 강조해 최근 일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경향에 일치된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나라는 앞으로 동아시아의 주역국으로서 확대된 동반자 역할을 차질없이 실현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양국관계의 발전은 나아가 세계적 차원에서도 긴밀한 관계를 지속해 21세기 아태지역번영의 원동력이 될 것임을 기대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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