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척결”에 “타협없다” 극한대치/민자당 입장/도덕성문제 잇단 제기로 압박/세대교체 분위기 조성 염두 “은퇴” 강조민자당은 13일 국민회의측의 전면투쟁선언에 대해 『이판사판식의 극한상황 상정에 연민의 정을 금치못한다』고 맞받아쳤다. 국민회의의 반격에 전혀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연일 국민회의 김대중총재 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강삼재 사무총장은 이날도 김총재를 「적과 내통한 정치인」으로 몰아치며 그의 정계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손학규 대변인도 김총재가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자금수수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그를 「공작정치의 동반자」라고 비난했다.
최근들어 민자당의 대국민회의 공격의 핵심은 말할 것도 없이 「김대중 흔들기」로 요약할 수있다. 6공 정치자금 수수설등과 관련해 김총재의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그의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히겠다는 전략이다.
민자당이 노태우씨 비자금사건과 관련해 거듭 강조하고 있는 「과거의 잘못된 정치관행과의 단절」도 궁극적으로는 김총재를 표적으로 삼고있다. 잘못된 정치관행의 책임을 김총재등 구시대 정치인들에게 돌리면서 자연스럽게 김총재에게 상처를 입히려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여권이 검찰의 노씨 비자금수사를 「김총재은퇴」요구등 세대교체분위기조성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강총장은 정치권 전반에 대한 사정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면서도 노씨 비자금에 관련된 정치인에 대한 수사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있다. 강총장은 또 『이번 사건을 구시대적인 정치행태를 일삼는 정치지도자들과의 결별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재벌총수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야당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이 유입되는지에 대해 중점조사했다는 설은 민자당의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같다. 민자당관계자들은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정치권의 대대적인 개편이 자연스럽게 가시화할 것이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
민자당은 국회차원에서도 김총재의 도덕성문제를 집중공격한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 『오는 16일의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4분발언을 통해 그동안 참았던 말들을 할 것』이라며 대공세를 예고했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김총재의 6공 정치자금수수 의혹에 대한 홍보전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민자당은 13일에도 손대변인등의 논평을 통해 김총재에게 5공청산과정등에서 거액의 「검은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자당은 또 김총재가 노태우씨로부터 20억원 외에도 돈을 받았다는 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를 계속 터뜨려 국민회의측을 압박해나간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계성 기자>이계성>
◎국민회의 대응/“수비만 하다간 고사” 강경역공/“이기느냐 파멸이냐 기로” 비장감까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13일 「여권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비자금정국에 극도의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김총재는 이날 간부회의를 통해 유례없이 격앙된 어조로 김영삼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타협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총재가 이처럼 직접 공세의 선봉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지난주 강삼재 민자총장이 제기한 정치자금수수의혹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향해 2중, 3중으로 덮쳐오는 여권의 「그물」을 뛰어넘으려면 비상한 대응수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이다.
우선 김총재는 여권핵심부의 「DJ죽이기」가 강총장의 주장을 통해 본격화했다고 판단, 본인이 직접 나서 이를 차단하려고 한것같다. 『여권은 지금 비리가 있건 없건 나를 말살하려 하고 있다』는 김총재의 말에 이런 위기감과 분노가 잘 나타나 있다.
김총재발언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는 『20억원외에 노태우씨로부터 받은 돈은 전혀 없다』는 「재고해성사」이다. 김총재는 이 말의 신뢰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신앙을 「증인」격으로 내세우기까지 했다.
둘째는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을 밝혀내기 위해 거당적으로,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독전이다. 김총재는 『이제는 어느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됐다』며 당내 단합을 강조했다. 셋째는 『추가자금 수수설에 대한 증거를 대고 지난 대선자금내역을 밝히라』는 대여촉구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타협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한 점이다. 『이제 싸워서 이기느냐, 아니면 파멸하느냐만이 문제다』는 말에서 김총재가 김대통령에 대해 전에 없이 독한 맘을 먹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날 김총재 발언을 신호탄으로 국민회의는 가능한 모든 투쟁수단을 동원한 총력전체제에 돌입했다. 우선 김총재 참석하에 14일 외곽청년조직인 연청 총회를 갖는데 이어 16일부터 지구당창당대회를 열어 대국민홍보에 나선다.
16일 국회본회의에서는 4분발언을 이용, 정부여당에 대한 「융단폭격」을 벌일 방침이다. 또 『설에는 설로 맞선다』는 당론에 따라 김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폭로공세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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