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치 서울의 첫 예산(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자치 서울의 첫 예산(사설)

입력
1995.11.14 00:00
0 0

지방자치 시대의 지자체 예산은 민선지자체장의 시정 목표의 표현이다. 지난 9일 시의회에 승인요청한 96년도 서울시 예산안은 조순 첫민선시장의 시정기조가 가시화 됐다는데서 예년 예산안과는 큰 차별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각별한 의미부여가 가능한 것도 그 때문이며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이 쏠리는 것도 시정방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서울시의 내년 예산안은 일반회계 4조4천4백20억원, 특별회계 3조2천43억원등 총7조6천4백63억원 규모다. 올해 예산규모 7조7천6백81억원보다 1.6%인 1천2백18억원이 줄어든 긴축예산을 편성한 것이 우선 눈에 띈다.

예산편성 방향도 임명된 시장때와는 크게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전시성과 낭비성 예산을 없애고 시민생활 편익사업을 확대했다. 경상경비를 최대한 절약해 재원이용의 효율성을 높였고 투자우선 순위를 꼼꼼히 따져 재정운영의 합리성을 제고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재정배분의 형평성을 높인 것도 괄목할 만하다. 긍정적인 평가를 할만하다. 시민세금을 한푼이라도 헛되게 쓰지 않으려는 경제학자다운 절약시정을 누가 마다 하겠는가.

최악의 참사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취임한 시장답게 재난방지와 시설물 안전관리비를 올해보다 48.2%나 증액했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시정의 최대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표현은 끝없이 이어지는 재난으로 불안해 하는 시민정서를 반영한 예산안이라 할 만하다.

시민복지예산을 21.8% 증액했고 환경개선 예산을 21.2% 늘렸다. 이 두부문에 전체예산의 25.3%인 1조7천8백36억원을 배정한 것은 함께 사는 서울,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려는 의지표현이랄 수 있다.

그러나 조시장의 첫 예산안이 모두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지하철과 도로건설등 교통난 해소를 위한 투자에 인색한 것이 무엇보다 아쉽다. 교통난 해소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조시장의 의욕상실이거나 시민과의 약속을 벌써 망각한 것이 아닌가 해서 지극히 실망스럽다.

2기지하철 완공일정을 1년이나 뒤로 미뤄 지하철건설 예산을 올해보다 4천억원이상 줄여 책정한 것은 서울의 최대 난제인 교통난 해소의지가 식었다는 입증이다. 교통난 해소에 실패한다면 살기 편한 서울건설은 속빈 강정이 되고 말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총예산 규모를 1.6% 줄였다면서 시민의 세 부담액은 35만3천원으로, 23%인 6만6천원이나 늘려 놓은 것을 시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