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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축재비리 수사­검찰 재벌조사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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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축재비리 수사­검찰 재벌조사 스케치

입력
1995.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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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직후 피곤한 모습 출두/3백억 실명화 질문에 부답­김우중 회장/제2롯데 성금 강하게 부인­신격호 회장/출두때와 달리 귀가땐 상기­임창욱 회장/최종현 회장 19시간 조사후 지친귀가휴일인 12일에도 대우 김우중 회장 등 재벌총수 3명의 검찰 소환조사가 계속돼 이날까지 검찰조사를 받은 재벌총수는 모두 29명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일부 재벌을 대상으로 야당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여부도 조사했다는 설로 곤혹스런 모습이었다.

○…김우중회장은 이날 하오 2시30분께 귀국한 뒤 하오 5시50분께 검찰청사에 출두했다. 지난8일 검찰소환을 받고 폴란드 출장중 계획을 앞당겨 귀국한 김회장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회장은 『노씨의 돈 3백억원을 실명전환해 준 것이 사실인가』 『실명전환 주선자는 누구인가』는 질문에 함구로 일관했다. 이에앞서 김회장은 공항에 나온 그룹회장단, 그룹고문변호사등과 함께 모처에서 검찰출두를 위한 마지막 점검을 했다. 김회장은 승용차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는지 임시번호판이 부착된 아카디아 승용차 편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은 하오2시55분 주치의를 대동한 채 대검청사에 도착, 담담한 표정으로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한 뒤 아무말 없이 11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신회장은 이날 하오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 『노씨에게 성금을 주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밖에 안된다』며 성금출연사실은 시인했으나 『액수는 1백억원에도 못미친다』고 말했다. 신회장은 『몸이 좀 불편해서 검찰출두가 늦었다』고 밝히고 『야당정치인에게는 성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신회장은 특히 『잠실 제2 롯데월드건설과 관련해 정치권에 성금을 낸 적 있느냐』는 물음에 『절대 그런적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미원 임창욱 회장은 하오 1시56분께 검찰에 도착해 『특정 정치인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있느냐』는 물음에 미소로 응답한 채 조사실로 직행했다. 그러나 조사 8시간여만인 하오 9시58분께 귀가할 때는 출두때와는 달리 다소 상기된 표정의 림회장은 휴일이라 잠긴 검찰청사 회전문을 직원들이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도 『조사내용이 무었이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11일 상오10시25분 검찰에 소환됐던 선경그룹 최종현 회장은 19시간동안 철야조사를 받은 후 이날 상오5시30분께 귀가했다. 노씨의 사돈으로 여론의 집중적인 표적이 됐던 최회장은 출두 당시는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지만 귀가때는 검찰조사에 몹시 지친 모습이었다. 최회장은 92년 태평양증권 인수당시 매입자금 5백80억원을 어떻게 충당했으며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특혜를 입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1일 하오8시에 소환된 노씨 친동생 재우씨가 이날 하오늦게까지도 조사를 받자 검찰주변에서는 노씨 비자금일부가 재우씨 소유 경기 용인군 (주)미락냉장과 동호빌딩등의 매입자금으로 유입됐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포착하는데 진통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검찰은 일부 재벌 총수에게 야당정치자금 제공여부도 추궁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자 몹시 곤혹스런 모습이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날 『브리핑을 하지 않겠다』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표출, 보도진과 실랑이를 벌이다 뒤늦게 브리핑을 갖고 이를 정면 부인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노씨 비자금 조성경위와 그 과정의 불법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누차 강조해온 만큼 야당정치인에 대한 재벌의 정치자금 제공여부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다면 사실상 별건 수사를 벌인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이재열·이영섭·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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