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와의…」 빅히트후 「나자」 「중독」 등 줄줄이 개봉올 가을 미국 극장가에 흡혈귀영화가 붐을 이루고 있다. 10월 개봉된 흑백영화 「나자」를 선두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흡혈귀영화는 현재 미국에서 상영중인 것만 세 편이며 연말까지 두 편이 더 나올 예정이다.
맨해튼에 나타난 드라큘라의 딸과 흡혈귀의 천적 밴 헬싱박사의 대결을 그린 「나자」에 이어 흑백 흡혈귀영화 「중독」도 개봉됐다.
「중독」은 뉴욕대 철학과에 다니는 여학생이 흡혈귀에 피를 빨린뒤 흡혈귀가 돼 뉴욕 밤거리를 헤매고 다닌다는 내용. 과격한 스타일과 내용의 감독 아벨 페라라가 만들어 끔찍하게도 잔인하다.
슬럼프에 빠진 흑인 코미디언 에디 머피가 나오는 회심의 재기작품이라는 선전과 함께 10월 하순에 개봉된 「브루클린의 흡혈귀」에서는 머피가 흡혈귀로 나와 멸종돼 가는 동족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반려자를 찾아 헤맨다. 상소리가 쓸데없이 많고, 구역질 나도록 볼썽사나우며 끔찍한 장면이 많아 비평가들로부터 욕만 얻어먹고 흥행에서도 죽을 쑤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대목을 노리고 나올 흡혈귀영화는 「황혼부터 새벽까지」와 「드라큘라, 죽어서 더 좋아」이다.「펄프 픽션」의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쓴 「황혼부터…」는 멕시코 흡혈귀 얘기로 매우 어둡고 잔인하면서도 유머가 있다는 소문. 12월25일에 개봉될 「드라큘라, 죽어서…」는 코미디언 브룩스가 감독한 희극. 브룩스는 헬싱박사로도 출연해 코미디 「벌거벗은 총」시리즈에 주연한 레슬리 닐슨이 맡은 드라큘라를 때려잡는다.
70년대 유행하던 흡혈귀영화가 근년들어 다시 번창하게 된 동기중 하나로 두 편의 대형영화인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92년)와 「뱀 파이어와의 인터뷰」(94년)의 빅히트를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폭넓은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소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여류작가 앤 라이스가 끊임없이 흥미진진한 흡혈귀소설을 써내는 것도 이같은 영화의 붐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요즘의 흡혈귀영화는 섹스와 폭력표현이 지나친 것이 결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감독들의 드라큘라 제작 붐에 대한 변은 구구각색. 웨스 크레븐(브루클린의 흡혈귀)은 『흡혈귀의 매력은 성적 카리스마에 있다』고 말했고 브룩스는 불사성을 흡혈귀의 매력포인트로 들었다. 마이클 알머레이다(나자)는 『내면에 어두운 면을 안고있는 인간은 흡혈귀와 다름없다』고 풀이했고 페라라는『드라큘라의 흡혈은 현대의 에이즈와 약물중독의 은유』라고 말했다.<박흥진 미주본사 편집위원>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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