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파행 상황도 감수” 결연의지/야도 “밀리면 끝장” 초강수대응/공멸이냐 대변혁이냐 결과 예측불허비자금정국에 전운이 감돌고있다. 단순히 정파들의 격렬한 공방전이 예상되는게 아니라 이 나라 정치를 주도하는 3김의 전면전이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있는 형국이다. 정파간의 쟁투는 탐색전의 수준을 벗어나있다. 사실상 정치적 명운을 건 한판승부이자, 패배는 회복하기 힘든 타격으로 귀결되는 「제로섬 게임」양상을 띠고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향후 정국은 도전과 응전, 공격과 방어가 어우러지며 숨가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선제공격은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됐다. 민자당 강삼재 총장을 통해 나오기는 했지만,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물러나라』는 통첩성 극단적표현이 김대통령의 의중임은 누구나 알고있다. 물론 김총재의 퇴진요구가 대선자금 비공개로인한 수세국면을 탈출하려는 자구책의 성격도 있다. 그러나 『김총재가 중간평가유보, 5공청산때 수백억원을 받았다는 설이 있다』, 『국민을 기만하는 지도자는 이제 자신의 거취를 생각하라』는 발언은 방어차원을 뛰어넘어 「도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총재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정국혼란과 파행도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함축돼 있다.
현 상황의 초점은 여권이 초강수를 던지는 이면에 어떤 정국구상을 갖고있느냐이다. 아울러 여권이 이를 추진하는데 필요조건인 김대중총재의 자금수수증거를 확보하고 있느냐도 관건이다. 이에대해 여권의 한 고위인사는 『정치지도자의 퇴진까지 요구하는데 증거가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향후정국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의미있는 말을 던졌다. 이는 여권핵심부가 정계개편이나 정치풍토개선을 염두에 두고있으며 비자금파문이 마무리되는대로 이에대한 가시적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만약 김총재의 자금수수가 사실이고 그 증거가 드러난다면 여권은 정국의 대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결정적 동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있을 것이다.그러나 김총재의 자금수수가 사실이 아니거나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여권의 정치적 의도는 뒤틀리게 되고 김총재와 국민회의의 반격과 역풍이 예상된다.
국민회의도 예사롭지않은 정국흐름을 읽고 여권에 결정적 상처를 입힐 반격자료 입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김총재의 자금수수설 사실여부가 관건이다. 김총재와 국민회의가 대반전을 도모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실체적 진실에 달려있다.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는 현재 다소 비켜서있지만 조만간 3김 전면전에 본인의사와 관계없이 빠져들 가능성이 없지않다. 김대중총재와 마찬가지로 「1백억원 계좌설」등의 사실여부에 따라 그의 정치적 입지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김대통령의 대선자금과 3당합당시 「보은자금」이라는 또다른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여권이 이 부분을 공개할지, 아니면 적정한 수준의 해명으로만 그칠지는 불확실하다. 김대통령이 이미지손상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정치자금을 밝히고 김대중·김종필, 두김씨의 비자금을 드러낸다면, 정치권은 그야말로 공멸을 자초하든지 대변혁의 길로 들어서게 될것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고해」가 국민들이 납득할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두 김씨에 대한 공세가 정치탄압으로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정국은 3김의 고난도 정치게임에 의해 곡절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서로 상처만 입는 소모전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이영성 기자>이영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