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발언” 해명불구 청와대 교감 관측민자당 강삼재 사무총장은 왜 돌연 총대를 메고나섰을까. 비록 지금은 정치적 궤도를 달리하지만 강총장이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를 연일 격렬히 비난하며 정계은퇴까지 공개촉구하고 나선 배경은 뭘까.
이 물음에 대한 강총장의 답변은 명쾌하다. 한마디로 누구로부터 하청받은 것이 아니라 「정치소신에 입각한 언행」이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그는 『며칠전부터 관련자료를 모으고 호흡을 조절했다』면서 『국민회의측에서 자신들은 지고지선이고 우리만 나쁜 사람인 것처럼 공격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여권내부에서도 『공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변인 대신 사무총장이 공격의 선봉에 나섰을 뿐, 다른 복선이 깔린 것은 아니다』는 반응이 일단 주류이다.
하지만 강총장의 문제제기가 김영삼 대통령의 청남대행 전후에 집중됐다는 점과, 11일 발언의 강도가 9일 것보다 훨씬 높았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또 이 시점에 당의 얼굴인 김윤환 대표나, 당의 입인 손학규 대변인을 제쳐두고 하필 강총장이 직접 나선 것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당장 국민회의측은 『민주계 실세인 강총장이 청와대측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대야 강경드라이브를 주도하고 있다』며 여권핵심부의 움직임에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총장의 무게로 볼 때 단순히 항간에 떠도는 소문만 갖고 김총재의 정계은퇴를 촉구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아울러 김총재를 겨냥, 「국민을 기만하는 구시대정치인」이라고 험한 말을 불사한 것등에는 모종의 정치적 복선이 깔려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굳이 이같은 국민회의측의 초조감이 아니더라도 강총장이 여권핵심부를 대신해 야당공격의 총대를 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치적 대선배인 야권 두김씨의 정계은퇴를 주장한 것은 사안의 폭발성을 감안할때 어떤 형식으로든 여권핵심부와의 교감을 거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런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는 여권핵심부의 절대적 믿음을 받는 사람이 필요했고 그 결과 「매사 분명하게」 행동해온 강총장이 낙점됐다는 관측도 상당하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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