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6억입금 2년만에 7억 시세 차익/“노씨가 숨겨진돈 더 있을것” 의혹 증폭노태우 전대통령의 아들인 재헌씨가 수억원대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11일 확인됨에 따라 또다른 「노비자금」이 주식시장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재헌씨의 주식은 사돈기업인 동방페레그린증권에 묻혀있는 것으로 밝혀져 합작사 설립과 관련,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동방페레그린증권이 노씨가의 돈을 「특별관리」해온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동방페레그린증권은 이날 재헌씨가 지난 93년 6월께 본점 영업부에 6억원의 돈을 입금, 본인 명의의 실명계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동방페레그린은 재헌씨가 계좌 개설후 약 1년반이 지난 94년말과 올 연초 두차례에 걸쳐 모두 9,500만원을 빼갔으며 현재 이 계좌에는 12억8,000만원 상당의 주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동방페레그린 관계자는 『이 자금은 재헌씨의 처조부인 신덕균(동방유량 명예회장)씨가 손녀딸이 결혼한 것을 축하하면서 사준 성북동 집을 처분한 돈의 일부로 노씨 비자금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동방페레그린에는 재헌씨 이외에 노씨 일가의 실명계좌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재헌씨의 주식보유에 대해 증시관계자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자금파문이후 대부분의 증시관계자들은 비자금이 주식시장에 머물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투기성이 강해 원금까지 까먹기 십상인 주식시장에 설마 대통령일가의 돈이 들어와 있기야 하겠느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과는 달리 재헌씨는 6억원을 쥐고 주식투자를 시작한지 불과 2년여만에 7억7,500만원을 시세차익으로 벌어들였다. 2배이상의 수익률을 보인 것이다. 재헌씨의 엄청난 투자실적에 대해 증시관계자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93년6월(760선)과 최근(970선)의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약28%)을 감안한다해도 이같은 수익률은 너무 크다는 견해다. 한 펀드매니저는 『내로라하는 프로들도 엄두를 내기 힘든 수익률로 야구에서 「연타석 만루홈런」을 치기보다 더 힘든 결과』라고 말했다.
증시관계자들은 재헌씨의 주식보유확인으로 훨씬 덩치가 큰 노씨 비자금이 각종 형태로 주식시장에 은닉돼 있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십억을 투자하는 거액투자자들의 경우 1계좌만 실명으로 개설하고 나머지 금액은 여러 계좌에 나눠 차명으로 분산입금하는 것이 관례인 점을 들면서 재헌씨의 거액자금이 또다른 차명계좌에 분산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증권사의 회사채나 통화채등 각종 무기명채권으로 위장돼 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노씨가의 주식투자와 관련, 여의도 증권가에는 각종 루머가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모증권사 지점장출신으로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내면서 노씨가의 주식투자를 전담한 것으로 알려진 K모씨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K씨는 80년대중반 증시활황당시 김옥숙씨의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면서 큰폭의 시세차익을 남겨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병주 기자>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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