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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신탁·보험으로 몰린다

입력
1995.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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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과세 D­51·비자금 여파 “금융기관 희비 쌍곡선”/금전신탁·공사채형수익증권·저축성보험 밀물/잘나가던 투금사 CMA·증시고객예탁금은 급감금융권의 자금이동이 심상찮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시행이 2개월도 채 안남은 시점에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이 장기화하면서 금융상품간 자금이동 현상이 두드러져 해당 금융기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자금이동 현상의 특징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에 대기해있던 자금이 투자처를 정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투자금융의 어음관리계좌(CMA)나 증권사 고객예탁금등에서 자금이 빠지는 반면 은행 금전신탁, 투자신탁의 공사채형 상품, 5년이상 장기저축성보험등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거나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자금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두드러진 증권사 고객예탁금의 이탈은 주로 비자금 한파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투금사의 CMA는 지난달까지 매월 증가세를 보였다. 8월에 8,058억원, 9월에 343억원, 10월에 2,884억원이 늘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이달들어서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7일 현재 2,066억원이 줄어들었다. 중앙투자금융의 강영성 이사는 이에 대해 『상품만기가 3개월인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에 투자됐던 자금들이 종합과세를 3개월가량 앞둔 지난 8∼9월중 CMA에 대기자금으로 몰려들었다가 최근 투자처를 정하고 다시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은 금융권중에서 비자금파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지난 9월에 796억원이 증가했으나 10월에 712억원 감소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는 불과 1주일사이에 1,891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이처럼 빠져나간 자금은 주로 은행의 금전신탁이나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 장기채권이나 장기보험상품등 수익률이 높거나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흥은행 허종욱 상무는 『은행권의 경우 비자금파문에도 불구하고 아직 큰 변화는 없다. 다만 금전신탁이 지난해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다른 상품에 비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절세형 신상품이 많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금전신탁은 9월과 10월에 각각 3조6,027억원, 2조5,998억원씩 늘어난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3,645억원이 증가했다.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생명보험사의 장기저축성보험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종합과세에서 제외되는 만기 5년이상 장기채권도 「상한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10일 현재 국민주택채권 1종(만기 5년)가격은 액면가 1만원당 7,446원(이자율 연10.50%)으로 지난 8월의 7,290원(연11.85%)에 비해 150원정도 올랐다. 사려는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한편 은행 요구불예금도 이달들어 1조원이상 줄어들었는데, 이는 종합과세나 비자금사건의 영향이라기보다 기업들이 월초에는 항상 예금을 빼내 당좌대출을 갚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밝혔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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