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요즘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밖으로는 민자당과 민주당의 「검은 돈 수수의혹」공세에, 안으로는 동교동가신들의 잇단 실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중에서도 동교동 인사들의 과잉충성은 국민회의창당과 함께 「측근정치」청산을 다짐해 온 김총재에게 적지않은 정치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측근들의 자충수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한화갑 의원의 「김구 선생 친일파 돈 수수」얘기 파문. 한의원은 지난 10일 당직자들과의 대화도중 김총재의 6공자금 20억원수수를 옹호하면서 『김구선생의 독립운동자금에는 친일파의 돈도 있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민자당과 민주당은 이에 대해 각각 『해괴망측한 논리』 『국민가슴에 염장을 지르는 망언』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결국 국민회의는 10일 『물의를 일으켜 국민과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또 한의원도 전날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을 찾아가 사과한데 이어 이날 공식해명자료를 통해 『독립운동의 사표이신 김구선생께 누를 끼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발을 뺐다.
이에 앞서 동교동가신그룹의 맏형인 권로갑 의원도 최근 설화를 겪었다. 권의원은 『김총재가 6공으로부터 받은 20억원중 일부를 민주당인사들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민주당으로부터 형사고발될 위기에 놓여있다. 권의원은 『과거 통합민주당 시절의 당자금이 대부분 김총재로부터 조달됐다는 뜻이었지 민주당의원들도 6공자금을 받았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물러섰지만 물은 엎질러진 상태다. 때문에 당안팎에서는 『지금 가만히 있는 게 김총재를 도와주는 것』이라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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