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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극비 이 방문/피살 라빈총리 미망인에 뒤늦은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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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극비 이 방문/피살 라빈총리 미망인에 뒤늦은 조문

입력
1995.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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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자 위협 불구 중동평화 의지 보여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이 9일 밤 극비리에 이스라엘을 방문, 지난 4일 암살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부인 레아 여사를 따뜻이 위로했다.

이스라엘 극우세력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라빈의 장례식에도 참석지 못했던 아라파트의장은 늦게나마 조문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스라엘 경호기관인 신 베트의 전 고위관리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듯한 철저한 보안 속에 헬리콥터편으로 이스라엘에 들어가 레아 여사를 만났다. 그의 이스라엘 방문사실은 그가 라빈총리 집에서 90분간 머무르고 가자지구로 돌아온 뒤에야 알려졌는데 레아 여사와 아라파트 의장은 이 짧은 만남에서 고인과 아라파트 의장이 평화의 동반자로서 서로를 깊이 신뢰했음을 거듭 확인하고 평화에의 의지를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식이긴 하지만 그의 이스라엘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이스라엘 게릴라 투쟁을 이끌던 67년 비밀조직 건설을 위해 이스라엘로 잠입한 적이 있다는 설이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 설이 사실이라 해도 그때는 불구대천의 적과 싸우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친구로서 평화를 위해 갔다는 점이 다르다.

아라파트가 적대자들의 위협과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은 라빈총리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중동평화로 가는 발걸음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례식 불참에 섭섭함과 불만을 표시해온 이스라엘인들의 정서를 다독이는 효과도 노렸음직하다.

아라파트 의장은 현재 팔레스타인 강경파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포기하고 내년 1월 가자지구 자치 총선에 참가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라빈 총리의 죽음으로 가자지구 철군을 중단했던 이스라엘도 8일 철군을 재개했다.

중동평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눈앞에 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아라파트의 이스라엘 극비방문은 평화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해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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