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미 「저팬주」 됐다면… 그래도 감사할건가”/「조선에 철도·항만건설로 좋은일」 어불성설/우파정치인 자국민족감정만 생각 역사왜곡일본의 아사히(조일)신문은 9일 『만약 「저팬주」였다면』이란 사설을 통해 물의를 빚고 있는 에토 다카미(강등륭미)총무청장관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꼬집었다. 다음은 이 사설의 요지.
『패전후 일본에 진주한 미점령군이 만약 조약을 강요해 일본을 합병, 「저팬주」로 삼았다고 가정해 보자. 점령시대에도 일본에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각종 개혁을 행하고 경제 기술원조를 했던 미국이다. 합병했다면 자금과 인재를 아낌없이 투입해 저팬주민(주민)의 교육과 산업육성, 환경정비등에 노력했을 것이다. 물론 교과서가 영어로 돼있으니 가르치는 역사도 미국사다. 성조기에 충성을 맹세하고 미군으로 복무해야한다. 국가원수가 대통령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당신은 그 때 「미국이 좋은 일도 해 주었다」고 말하며 세계 제1의 대국에 합병된 것을 고마워했을까. 더욱이 다나카(전중), 스즈키(영목)가 스미스나 존슨으로 개명되고 독립운동에 가차없이 피의 탄압이 가해졌다면 어땠을까.
총무청장관 에토씨는 간담회에서 교육실시와 도로건설등을 들어 「일본은 좋은 일도 했다」는 생각을 밝혔다가 회견에서는 「좋은 일」 발언을 철회했다. 우파정치가들 사이에는 지금도 식민지시대를 정당화하는 의식이 강하다. 이번 에토씨의 발언도 그선상에 있음은 쉽게 짐작이 간다.
「일본은 조선에 철도와 항만을 만들고 농지를 조성했으며 대장성은 당시 연간 2,000만엔이나 지출했다」 이는 한일국교정상화 교섭이 진행중이던 53년 10월에 일본수석대표 구보타(구보전관일랑)씨가 내뱉었던 말이다. 강권적인 지배속에 행한 개개의 시책을 들어 「좋은 일도 했다」고 강조하는 논리가 과연 통용되는 것일까. 「저팬주」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합병하기 전 한국에 주둔하던 공사가 「명성황후 참살」이라는 몸서리 쳐지는 음모까지 실행했다. 일본은 이렇듯 한국의 자긍심을 짓밟아왔다. 자국의 민족감정에 극히 민감한 일본의 우파정치인들이 왜 이웃나라의 민족감정에는 이렇게도 둔감한 것일까.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는 지난 8월 15일 전후 50년담화에서 식민지지배와 침략을 명확하게 사과했다. 그러나 총리의 사과와는 다른 발언들이 각료들의 입에서 속출하고 있다. 전후 50년의 국회결의가 흐지부지된 전말을 보면 이같은 발언이 연립정권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