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타워」등 자금유입 드러나/「소유」 사실땐 도덕성 더 치명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의 부동산 은닉 관련수사가 급진전하고 있다.
그간 밝혀진 비자금의 변칙 실명전환 및 돈세탁 외에 부동산은닉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비자금이 「통치」보다는 「부정축재」에 사용됐음이 속속 드러나면서 노씨는 이제 「부정축재자」로 낙인찍히게 됐다.
노씨가 비자금을 은닉한 대상으로 지목받는 부동산은 현재 6건.
서울 소공동의 서울센터빌딩, 대치동의 동남타워빌딩, 반포동의 동호빌딩, 아들 재헌씨의 성북동 자택, 동생 재우씨의 역삼동 자택, 경기 용인군 미락냉장 창고부지 1만여평등으로 시가 2천여억원을 넘는다.
9일 현재 검찰수사는 일단 서울센터빌딩과 동남타워빌딩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재벌총수들의 소환조사가 줄이어진 8일 의표를 찌른 검찰의 신명수 동방유량회장 전격 소환조사는 부동산수사가 상당히 진척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검찰관계자도 『신회장이 직접 밝혀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소환이유를 설명, 혐의의 최종확인 단계임을 시사했다. 함께 소환된 박동현 경한산업대표 하기철 경한산업이사 성순현 동방유량상무에 대한 조사에서 검찰은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두 빌딩 매입자금에 노씨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동방유량 계열사로 각각 두 빌딩의 관리회사인 정한개발과 경한산업이 빌딩 매입자금원으로 밝힌 서울 상업 조흥 한일은행등 4개 은행 16개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 이미 노씨 비자금이 유입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센터빌딩은 경한산업이 90년11월∼94년9월 모두 1백65억원을 투입해 매입했고, 동남타워빌딩은 정한개발이 90년12월∼91년3월 2백50억원을 들여 구입했다. 두 빌딩의 현 시가는 각각 1천억원대.
동방유량은 지난해 매출액이 2천9백억원, 당기 순이익은 33억원으로 재계랭킹 80위권의 중견기업이다. 기업규모에 비해 덩치가 큰 부동산을 새로 구입한데다 그 구입시점도 회장인 신씨가 노씨와 사돈을 맺은 직후라는 점에서 노씨가 두 빌딩의 실질적인 소유주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한편 검찰일각에서는 사정기관이 이번 사건이전 이미 노씨의 부동산소유실태를 내사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해 모기업에 대한 자금추적과정에서 두 빌딩의 매입자금이 노씨의 비자금계좌에서 유출된 사실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씨 비자금의 부동산 은닉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실 노씨가 비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더라도 형법상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증여세를 포탈했다면 노씨가 아닌 부동산 명의인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면 된다. 문제는 두 빌딩이 노씨의 것으로 확인될 경우 비자금 잔액은 1천8백57억원에서 3천억원대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 경우 노씨는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검찰도 이 점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두 빌딩외에 노씨의 조카 호준(32)씨가 실질적인 소유주로 알려져 있는 서울 반포동 동호빌딩은 수사선상에서 제외한 상태다. 그러나 두 빌딩의 실소유주가 노씨로 밝혀질 경우 나머지 부동산으로의 수사확대는 필연적이다. 이는 노씨 친인척비리에 대한 전면수사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현상엽 기자>현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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