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밖 취재진들 속사포질문 외면/먼산 딴청… 잰 걸음… 혼잣말 중얼 “백태” 포토라인을 경계로 보도진과 재벌총수들과의 「전투」가 한창이다. 그러나 전투장면은 매번 비슷하다. 취재기자들은 속사포처럼 질문을 쏘아대고 총수들은 굳게 다문 입을 열지 않는다.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의 하루 한두차례 브리핑 외에는 재계조사내용에 대한 정보가 거의 차단된 보도진은 총수들의 출두와 귀가현장을 악착같이 지킬 수 밖에 없다.
9일 출두한 코오롱그룹의 이동찬 회장은 취재진이 질문공세를 퍼붓자 고개를 돌려 창밖의 먼 산을 바라보았다. 같은 날 출두한 해태그룹의 박건배 회장은 청사현관의 회전문을 들어오기가 무섭게 3∼4차례나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며 질문공세를 뚫었다. 효성그룹의 조석래 회장은 취재진에게 미처 질문할 틈도 주지않고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8일 출두한 LG 구자경 명예회장은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질문은 듣지 않은 채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됐어요 됐어…』라는 말만 연발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 역시 취재진이 알아듣기 힘든 「혼잣말」을 하면서 질문공세를 피해갔다. 진로그룹의 장진호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손을 들어 제지하는 여유를 보였다. 기업총수들의 이런 출두백태를 지켜 본 주변에서는 『취재진의 질문을 무조건 외면하기보다는 재계를 대표하는 총수답게 검찰출두 이유를 국민 앞에 당당하게 밝히는 자세가 필요한게 아니냐』고 지적했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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