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파문에 「반도체 위기설」 겹쳐 9P 또 내려/투자자이탈로 저항력 약화 작은충격에도 “휘청”비자금파문으로 영하권에 들어있는 주식시장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반도체위기설」이라는 예기치않은 돌풍까지 불어닥쳐 주가가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9일 주식시장은 삼성전자등 반도체관련주가가 폭락사태를 빚으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16포인트까지 떨어지는 급락국면을 보였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93포인트 빠진 970.91포인트를 기록, 노태우씨 비자금실체의 확인으로 주가폭락사태를 빚었던 지난달 23일(976.39)보다도 6포인트가량 하락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했다.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한 반도체위기설의 진원지는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
미국 메릴린치증권사의 한 기업분석가가 최근 반도체경기에 대해 『이제까지 심한 공급부족을 겪어왔던 D램시장이 이제는 수급균형으로 바뀌고 있다』며 『D램시장은 98년께부터 공급초과상태를 보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비롯됐다. 이 여파로 7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는 인텔 키프로스반도체등 반도체관련주들의 폭락사태가 빚어졌는데 이 불똥이 곧바로 삼성전자 LG전자 이동통신등 국내 관련주들에까지 튄 것. 금세기 최대의 성장산업으로 각광받으며 8일 상오까지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등 하이테크관련주들은 이날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투매성물량까지 쏟아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 수난을 당했다. 특히 하이테크관련주의 대표주자였던 삼성전자의 폭락여파는 LG전자 이동통신등 관련주들은 물론 전기기계업종에 속한 전체 종목에 빠른 속도로 확산, 이날 전기기계업종의 지수를 109.36포인트까지 떨어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도체산업은 과연 위기인가. 이에대해 삼성전자측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잘라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퀘스트 세계반도체통계협회(WSTS)등 전문조사기관이 최근 예측했듯이 컴퓨터관련산업의 급성장과 각종 정보화기기의 멀티미디어화 디지털화로 반도체시장의 성장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사 97년이후 반도체산업의 공급초과사태가 벌어진다해도 국내 반도체산업은 최고수준의 설계와 생산능력등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문제가 없다』 고 강조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날 미국증시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힘없이 무너진 것에 대해 「합병증세」라고 진단했다. 비자금파문으로 투자심리의 위축 거래량부진 고객예탁금의 감소등 시장의 내부저항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어 조그마한 외부충격에도 큰 몸살을 앓고 있다는 분석이다.<김병주 기자>김병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