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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엔 안보리 비상임국 역사적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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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엔 안보리 비상임국 역사적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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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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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 주역부상 외교 신기원/가입 4년 쾌거 우리역량 급성장 증거/한반도 분쟁억제 효과… 독자 목소리 등 과제한국의 유엔 안보리 진출은 우리 외교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이 드디어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 실질적 주역으로 참여하게 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유엔의 핵심권력기구로 각 회원국에 기속력을 갖는 결정기관으로는 유일하다.

한국의 안보리 이사국 선임은 무엇보다도 두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선 지난 91년 유엔가입후 불과 4년만에 이루어진 일이라는 대목이다.

한국의 유엔가입이 냉전구조의 대표적 희생국가가 뒤늦게 제자리를 찾은 것이었다면 안보리 이사국 선임은 비로소 제 역할을 할 기회를 부여받은 셈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이 기간이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은 한국의 외교 역량이 급속히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달리 말해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그만큼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유엔가입후 5년을 전후해 안보리에 진출했던 나라는 185개 회원국중 일본 서독등 10개국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안보리에 진출하게된 시기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유엔이 냉전종식후 세계문제해결의 유일한 범세계적 기구로 인식되고 있음은 되풀이할 필요가 없지만 특히 최근들어 안보리의 역할은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유엔창립후 46년부터 89년까지 43년동안 안보리가 각종 국제문제에 대해 채택한 결의안이 모두 646개인데 비해 지난 90년부터 올해 11월현재까지 채택된 결의안은 371개나 된다.

안보리이사국이 되면 유엔내에서는 물론 국제무대에서 그 영향력에 걸맞은 대우와 예우를 받게된다. 가령 한달마다 교체되는 안보리의장국은 유엔의 의전 서열1위에 해당한다. 또한 국제무대에서의 발언권도 그만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의미는 안보리이사국의 지위 자체가 한반도 평화 보장및 분쟁억지에 상당한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예를 들어 안보리이사국에 대한 무력도발행위는 상상하기가 어렵다는게 외교가의 일반적 인식이다.

한국의 안보리진출에 따른 과제와 우려도 적지않다. 그동안 우리외교는 미국이나 일본을 중심으로 한 양자외교에 치중해 왔으나 이제는 세계적 이슈에 대해 보편적 입장을 정립해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편중」된 외교구조나 체질등을 감안할 때 더욱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과연 국가적 위신과 경제적 국익, 미국을 비롯한 쌍무관계등을 치밀하게 계량하면서 보편적 일관성을 갖는 외교노선을 취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새로운 지위를 누리게 되는만큼 이에 상응하는 대유엔 재정기여를 늘려가야 하는 일이 당연한 부담으로 부가되는 것은 물론이다.<유엔본부=조재용 특파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되기까지/작년 2월 후보등록 본격 득표활동 돌입/김 대통령·총리 등 국제회담서 지지 호소/올 2월 스리랑카와 담판 후보사퇴 유도/PKO파견·OAU기금 지원 활동도 큰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공식적으로는 지난해 2월 안보리에 후보등록한 이후 시작됐다. 그러나 정부는 안보리 진출계획을 93년 5월에 확정, 같은해 9월 당시 한승주 외무장관이 유엔연설에서 진출의사를 공식화했다. 경합국 스리랑카는 우리보다 10개월 앞선 93년 4월 입후보, 득표활동에 들어갔다.

94년 2월부터 1년9개월간에 걸친 득표활동은 김영삼 대통령의 순방 및 초청외교, 총리·외무장관 차원의 지지교섭, 전 재외공관을 통한 전방위 외교노력으로 펼쳐졌다. 외무부 당국자는 『유엔 185개 회원국중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 교섭했다』고 말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중국 일본 러시아등 14개국을 방문하는 기회에, 또 루마니아 폴란드 이스라엘등 16개국 정상을 초청한 기회에 지지를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지난 3월의 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와 10월의 유엔 50주년 기념 정상회의 참석기회도 적극 활용했다. 또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등 전세계 44개국에는 대통령 특사 14개팀이 파견돼 지지외교를 벌였다.

이영덕 전국무총리와 이홍구 총리, 한승주 전외무장관과 공로명 외무장관도 각종 국제회담에서 표밭을 다졌다. 이런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우리보다 먼저 출발했으면서도 우리의 총체적 외교공세에 몰려있던 스리랑카가 신 정부 출범을 계기로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낌새를 챈 정부는 스리랑카와 마지막 담판에 들어갔다. 공외무장관이 올해 2월 유엔에서 스리랑카 외무장관을 만났고 김대통령은 3월 유엔 사회개발정상회의때 한·스리랑카 정상회담을 갖고 자진사퇴를 유도했다. 아시아국가들의 단결을 명분으로 내건 우리의 호소에 스리랑카는 지난 5월 마침내 입후보 사퇴를 발표했다.

스리랑카의 자진사퇴 후에도 정부는 당선 정족수(유효투표 3분의2 이상) 확보에 만족하지 않고 압도적 다수표를 겨냥, 외교노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정부는 185개 회원국중 북한의 방해공작에 따른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170표에 육박하는 지지를 자신했다.

통상적인 유엔활동의 강화도 큰 몫을 했다. 정부는 93년 7월 이후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지원하기 위해 소말리아 서부사하라 앙골라 캄보디아등 8개지역에 521명의 병력(행정요원 포함)을 파견했다. 또 대개도국 외교의 일환으로 이집트 라오스 짐바브웨등과 수교했으며 아프리카 단결기구(OAU)에 5만달러를 출연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 94년이후 스리랑카등 8개국 14개 사업에 1억9,200만달러를 제공한 것도 힘이 됐다.<고태성 기자>

◎유엔 안보리 어떻게 운용되나/상임 5국­2년 임기 비상임 10국 구성/비상임 회원국은 매년 5개국씩 교체

안보리는 유엔의 상설운영기구중 하나로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등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과 2년임기의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이중 10개 비상임이사국은 지역대표성에 따라 아프리카 아시아그룹에서 5개국, 서구 2, 남미및 카리브 2, 동구 1개국씩으로 충원되며 매년 5개국씩 교체된다.

이사국선임은 총회에서 실시하며 경합이 없더라도 총유효투표의 3분의 2이상을 득표해야 한다. 이를 얻지 못할 경우 투표는 계속 반복된다. 각 지역그룹은 단일후보를 추천할 수 있으며 한국은 이번에 아시아그룹의 추천으로 단독입후보했다. 아주국가중에는 일본이 지난 58년이후 7번을 역임해 최다기록을 갖고 있으며 이어 인도가 6, 파키스탄 5, 필리핀이 3회씩 비상임이사국을 지냈다.

안보리는 매달 월례의사일정을 정해 이에 따라 그 달의 회의를 운영한다. 시급한 사태 발생시 월례일정에 추가해 수시로 공식 비공식 회의를 개최하기도 한다. 안보리의장국은 회원국들이 알파벳순에 따라 매달 번갈아 맡게된다. 우리나라는 97년 2월 의장국을 맡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리의 실질적 협의는 주로 비공식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게 보통이다. 가령 주요의제의 처리방식, 즉 ▲결의안 ▲의장성명 ▲기타방식등에 대한 결정에서부터 초안작성과정등 모든 실질적 논의가 비공식 접촉으로 진행된다.

본회의는 절차적 수순으로 결의나 성명 연례보고서등을 채택하며 단순히 기록을 남기기 위한 공개토의도 이루어진다. 이때문에 주요의제의 당사국들은 자신의 문제가 안보리에서 어떻게 다루어질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사국에 매달리는 경우가 적지않다.<유엔본부=조재용 특파원>

◎박수길 주유엔대사 인터뷰/“세계여론형성 직접참여 계기”/외교능력 시험대… 일관성 견지할 것

박수길 주유엔대사는 8일 한국의 유엔안보리 진출과 관련,『안보리 진출은 한국 외교능력의 시험대』라며『궁극적으로는 남북통일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진출의 가장 큰 의의는.

『우선 국제사회의 평가를 들 수 있다. 또 국제여론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는 점도 의미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유지에 기여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통일이 앞당겨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안보리 진출로 달라지는 게 있다면.

『외교다변화에 기여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미국과 일본 중심의 시야 탈피가 불가피하다. 우리의 발언권과 예우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다』

―안보리진출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한국의 외교능력을 시험하는 계기이며 우리를 국제사회에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안마다 깊이 연구해서 대처해 나가겠지만 일관성있는 자세를 견지해 나가겠다』

―국제문제를 다루면서 미국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가.

『미국이 하자고 할 때 경우에 따라서는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고… 따라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모든 문제에서 미국과 같이 행동할 수는 없으며 그것은 미국에도 이롭지 못하다는 점을 이야기한 바 있다』<유엔본부=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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