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한 배」 사실상 물건너간듯3김씨의 대세전으로도 해석되는 비자금정국. 이 소용돌이가 장기화하고 있으나 같은 야권인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아직 한배를 타고있지않다. 오히려 대선자금, 국회청문회 개최논란등으로 초점이 모아지고있는 비자금파문 후반에 접어들어 두 야당총재는 정국해법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있다.
따라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야권공조」를 다짐하고 있으나 이를 채워줄 내용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김종필총재는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소용돌이가 빨리 끝났으면 한다』며 비자금사건의 조속한 매듭을 기대했다. 그는 『우리사회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안심시킬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의 요체인데 그것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권에 대한 그의 공격은 그리 거세지않다.
그러나 김대중총재는 다르다. 그는 대선자금문제를 거론하며 여권에 강공을 가하면서 비자금정국을 장기적으로 끌고가려는 태도를 보이고있다. 그는 최근 『김영삼 대통령이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계속 책임회피를 한다면 참담한 패배와 굴욕적인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여권의 대선자금공개를 촉구했다. 그는 8일에도 『나는 20억원을 받아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국민앞에 사과했으나 김대통령은 진실을 밝히지도, 사과하지도 않고있다』고 비난했다.
물론 김종필총재도 이날 여권의 대선자금문제를 거론했으나 무게가 실려있지는 않았다. 그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천문학적 액수의 돈이 들어간다』면서도 『다만 나는 알면서도 말을 하지않고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두 총재는 국정조사권발동과 6공비리청문회 개최문제에서 확연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검찰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기대할수 없다』며 조속한 국조권발동등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은 『검찰조사중에 옆에서 가타부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며 사실상 국조권발동등에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김종필총재는 최근 『검찰이 권위를 갖고 소신껏 일할수 있도록 지켜봐야한다』며 검찰에 우호적으로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종필총재는 또 최근 김대중총재의 베이징발언중 3당합당 자금수수의혹제기등 자신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며 반박하기도 했다. 자민련이 8일 비록 뒤늦게 취소하기는 했으나 국민회의 허인회 당무위원이 남파간첩접촉과 관련, 구속된데 대해 색깔시비를 제기하는 비난성 논평을 냈던 것도 「야권공조」의 한계를 보여준 대목이다.
김대중총재는 노태우씨로부터 20억원을 받았다는 것을 시인함으로써 입은 상처를 만회해야하는 절박한 심정이다. 그러나 김종필총재는 1백억원 계좌설에 휘말리긴 했으나 비교적 여유있는 입장에서 비자금정국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를 바라고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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