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와 게임 동시에” 쌍쌍공간 도입/「도박」 개념서 탈피 건전레저산업 정착한 동포기업인이 일본 빠찡꼬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에 드리운 석연치 않은 그림자를 걷고 빠찡꼬가 건전한 레저산업으로 거듭나는 실험이 그에 의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일 빠찡꼬업계 선두주자인 마루한 코포레이션의 한창우(64)사장이 몰고온 이 바람은 지난 7월 7일 젊음의 거리 도쿄(동경) 시부야(삽곡)에서 시작됐다. 일본 연호로 헤이세이(평성) 7년 7월 7일, 쓰리세븐의 날에 문을 연 「마루한 빠찡꼬타워 시부야」는 빠찡꼬점에 대한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7층 건물 전체가 빠찡꼬점인 규모도 놀랍지만 아늑하고 화사한 분위기가 카페풍이다. 젊은이들이 데이트와 빠찡꼬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한 쌍쌍공간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도시인들이 피로를 씻을 수 있는 각종 편의공간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소음과 담배연기만이 가득한 기존의 빠찡꼬점과는 애초부터 공간의 개념이 다르다.
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전반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시부야의 「마루한 타워」는 연일 빈자리가 없고 4개월만에 도쿄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일본의 언론들도 놀이문화로서의 빠찡꼬의 가능성이 새로 발견됐다고 크게 보도했다. 지난달 「닛케이(일경)유통신문」이 제정한「우수첨단사업소상」유통서비스부문에 당당히 선정됐을 정도다.
전국 3,000만명의 동호인과 연간 매출 20조엔을 자랑하는 빠찡꼬업을 건전한 레저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한사장의 노력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빠르면 내년 업계 최초의 주식공개를 통해 또 한차례 바람을 일으킬 작정이다.
26세의 나이로 교토(경도)에 작은 빠찡꼬점을 연지 38년만에, 「마루한」은 전국 37개의 빠찡꼬점과 26개의 볼링장, 음식점등을 거느린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1,200여명의 사원과 연매출 1,400억엔, 순이익 36억엔을 기록하고 있어 상장에는 별 장애가 없다. 동포2세로서 고난의 삶을 극복해 온 그는 동포사회에서는 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다. 91년에는 최초의 학술연구재단을 만들어 일본의 한국학 연구자를 지원하는 일에 나섰고 매년 수천만엔을 유니세프에 출연하고 있다. 한사장 본인은 국내정계인사들과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재일본 한국상공회의소연합회 회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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