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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용혁명인가” 임시직 채용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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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용혁명인가” 임시직 채용 붐

입력
1995.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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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루평균 200만명… 5년새 무려 2배가까이 급증/경영축소­기술발달­정부 고용해고 규제강화 등 원인미 업계의 임시직 고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직업시장 양상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5년 사이 미국의 임시직 고용자는 12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경우 하루평균 임시직 근로자수는 197만3,400명, 임금규모는 247억달러였다. 93년에 비해 근로자수는 20.7%, 임금규모는 26% 늘어났다.

임시직 고용이 늘고 있는 것은 여러 요인에 의해서다. 가장 큰 원인은 기업의 경영축소다. 미국 기업들은 최근 몇년간 경영감축과 구조재조정을 위해 인원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경기가 호전되면서 새로운 일손이 필요하게 됐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영구직이나 상근직을 늘리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불경기때 겪은 인원감축의 어려움과 후유증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서다. 자연 외부인력에 눈을 돌리게 됐다.

기업 비용구조에서의 유연성과 융통성 제고 목적도 있다. 기업입장에선 핵심부서의 인력을 제외하곤 굳이 불필요한 영구직·상근직 근로자를 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는 그때 그때 사정에 맞춰 원활한 인력수급을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임시 고용직의 경우 경영주가 원하는대로 쉽게 인력을 공급·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절업종 뿐아니라 일반 업종들도 시장상황의 변동과 소비자 수요패턴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유연한 인력조절이 절실하게 됐다.

급격한 기술발달도 원인이다. 이는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큰 압박 요인이다. 미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전체 실직의 86%가 기업구조변화에 의한 것이었다. 이것은 노동자들이 이전에 보유하고 있었던 기술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는 의미다. 결국 기업마다 필요 기술을 갖춘 노동자들을 즉시 공급받으려 하게 됐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된 것도 임시직 고용증가의 또다른 까닭이다. 이전에 비해 직원고용및 해고와 관련된 법 절차가 복잡해지고 까다로워졌다. 그래서 아예 고용방식을 바꿔 임시직 전문중개업체를 통해 외부인력을 사용하게 됐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업간의 글로벌 경쟁도 빼놓을수 없다. 글로벌 경쟁체제로 기업상황의 불가측성이 높아짐에 따라 탄력적 인력수급의 필요성도 함께 커졌다. 글로벌 경쟁체제는 또 최근의 임시직 인력시장 판도변화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과거 미국의 임시직 시장은 상대적으로 보수가 낮은 사무보조직이나 비서직, 경공업계통의 블루 컬러 노동자들이 주종을 이루었으나 최근 전문직과 기술직 인력이 임시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뉴욕에 소재한 임시직 전문중개업체 커리어 허라이즌사의 폴 헬로우씨는 『전체 임시직 시장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전문직·기술직 인력은 대부분 자발적 임시직 희망자들』이라며 『그래픽디자인에서 의약, 법률, 엔지니어링, 관리직에 이르기까지 전문직·기술직 인력은 기업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따라 일자리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체제에선 또 기업마다 전문·고급 기술자를 찾게 된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최신의 고급기술을 갖추어야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는다. 기술자들을 찾는 기업은 많고, 필요한 기술자들은 한정돼 있어 직장 이동이 잦아지는 것이다.

임시직을 희망하는 전문·기술 인력은 대부분 지속적인 일거리를 위해 알선업체와 계약을 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전에는 필요할 때마다 지역 알선업체에 전화해 인력을 충당했지만 이제는 임시직 고용과 훈련등을 특정 업체에 일임해 충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또 회사내의 중추적인 기능은 최대한 살리면서 불필요한 하부구조를 없애고, 그 기능에 해당하는 대행사를 이용하거나 아예 독자적인 법인체를 만들어 관리케 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임시직 중개업체 연합체인 전미 임시직 서비스협회(NATSS)의 대변인 브루스 스타인버그씨는 『10년전 2,000∼3,000개에 불과하던 임시직 전문중개업체가 현재 5,000∼6,000개에 이르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중개업체들은 지역정부 혹은 사회봉사기관이 운영하는 직업훈련소와 긴밀히 연계해 질높은 노동력을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직 고용은 경영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유연하고 효율적인 직업시장을 창출한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임시직 고용비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조직의 응집력이 떨어진다는 부작용이 있다. 또 기업차원에서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효율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더욱이 대부분 임시직 근로자들은 영구직 근로자가 누리는 사원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일부 기업이 일정기간 이상 근무한 임시직 근로자들에게 의료보험과 유급휴가등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다.<뉴욕=홍희곤 특파원>

◎단기교육·장기근속·낮은 총임금 등 임시직 비용효과 높이기 전제조건

임시직 고용에서 가장 논란거리가 되는 것중 하나는 비용 효과성이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들은 임시직 고용이 비용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필요할 때에만 쓰기 때문이다. 또 일반 근로자와 달리 제반 관리및 행정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데다 사원복지혜택등을 제공하지 않으므로 전체 지불 임금액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같은 이론상 비용절감은 임시직 근로자가 정규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의 생산성을 낼 때에만 실질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임시직 근로자가 일반적으로 정규 근로자에 비해 기업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전직률도 높다는 점이다. 기업입장에선 임시 근로자를 숙련성 있는 인력으로 바꾸려면 교육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도 비용 효과성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임시직 근로자의 비용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선 교육과 관련된 다음의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높은 전직이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교육기간이 짧아야 하고, 둘째 투자된 교육비를 회수할 수 있을 만큼 한 직책에 오래 머물러야 하며, 셋째 교육비 상쇄를 위해 전체 임금지불액수가 정규 근로자보다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시직급증 평생직장개념 와해 때문”/미 리서치기관 「콘퍼런스 보드」 연구원 액슬 씨

미국의 대표적 비영리 비즈니스 경영·정보 리서치 기관인 콘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의 수석연구원 헬렌 액슬씨는 임시직 고용증가의 사회적 원인으로 「평생직장 개념의 와해」를 들었다. 지난 몇년간 미국기업들이 긴축경영을 위해 임시휴직·조기은퇴·해고등을 통해 수많은 인원을 감축함으로써 전반적인 직업안정성이 크게 떨어졌고, 이것이 「미국사회에서 평생직장은 더이상 보장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을 형성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달말 출간될 「임시직 근로자 관리(Managing Contingent Workers)」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액슬씨는 또 『임시직 고용증가는 결과적으로 근로자들의 직업의식도 바꾸어 놓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은 이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직업을 바꾸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직 고용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원복지혜택 문제에 대해선 『기업입장에선 적합한 영구직 근로자를 뽑았다고 생각되면 사원복지혜택은 그 인력에 대한 당연한 비용지출이라 생각하지만 임시 고용직은 언제 그만둘지 알 수 없는데다 꼭 필요한 인력이라는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비용지출을 꺼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임시직 근로자들에게 나름의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기업이 늘고 있고, 또 중개전문업체들이 자신의 업체와 계약을 한 임시직 근로자들에게 기업의 복지혜택에 상응하는 각종 조건들을 제공하는등 개선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액슬씨는 『임시직 고용이 증가하면서 그에따라 중개전문업체의 기능과 역할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타이핑과 워드프로세스등 어떤 사무직에라도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을 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제는 각 기업의 인력수요 특성에 맞춰 그에 적합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최근 잇단 인원감축을 하고 있는 은행및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임시고용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뉴욕=홍희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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