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기업 수사설에 당혹·초긴장/자금담당 핵심간부 비상 근무/예상질문·답변 도상연습 “부산”검찰이 노씨 비자금사건과 관련, 7일 한일 진로 동부등 3개그룹 총수를 소환조치한데 이어 8일에는 삼성 현대 대우 LG 롯데 동아등 거대재벌 총수 6명을 소환키로 결정하자 재계는 『올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재계는 『61년 군사쿠데타 당시 26명의 기업인이 소환돼간 이후 34년만의 대참변』이라며 크게 술렁이고 있다. 재계는 그동안 경제에 미칠 악영향 때문에 비자금 파문의 사정권에서 비켜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기대를 버리지 않았으나 기대가 한번에 무너져 내리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재계는 상위 재벌기업 총수들이 소환됨에 따라 50대기업 거의 전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곧 뒤따를 것으로 보고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기업마다 이미 소환된 총수들의 진술내용을 수소문하는등 정보망을 풀가동하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하오 재계순위 5위권 이내의 총수들이 소환요청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는 충격의 하루를 보냈다. 자금담당임원등 핵심간부들을 비상소집, 검찰의 소환배경과 수사방향을 점치는등 비상근무체제에 즉각 돌입했다. 소환되지 않은 기업들은 소환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보고 고문변호사나 법률고문을 불러 검찰의 예상 질문과 답변 시나리오를 작성하는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소환통보를 받은 삼성 현대 대우그룹등은 『각오는 했으나 이렇게 갑자기 불려갈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하면서도 겉으로는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태도였다. 그러나 단순한 정치자금인지, 아니면 뇌물성 자금전달에 대한 조사인지 검찰의 소환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재계는 특히 해외출장중인 김중원 회장을 대신해 김정재 부회장이 출두하겠다는 한일그룹에 대해 『오너인 회장이 아니면 들어올 필요가 없다』는 검찰의 단호한 태도에 더 긴장하고 있다. 이에따라 총수가 해외출장중인 대우와 롯데그룹은 실무자들이 국내 상황을 수시로 회장에게 보고하면서 귀국일정을 협의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여러 공화국을 거치며 누적돼온 정경유착의 관행에 드디어 사정의 칼날이 겨누어진 것 같다』며 『재계가 업체와 총수들의 보호에만 급급해할 것이 아니라 이번의 위기를 스스로 정치권과의 줄을 과감하게 잘라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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