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수수여부·액수 등 싸고 3당끼리 서로 물고물리는 설전올해 추경예산안 처리등을 위해 소집된 7일 하오 국회 본회의에서 12명의 여야의원이 나서 노태우씨 비자금과 관련, 격렬한 「4분발언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민회의는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문제를 집중 조명한 반면 민주당은 김대통령과 함께 김대중국민회의총재의 6공자금 20억원수수문제까지 싸잡아 공격했다. 이로인해 한때 민자당, 국민회의, 민주당 3당이 돌아가며 삿대질을 주고받는 「희귀한」상황까지 벌어졌다.
먼저 유인학(국민회의)의원은 『6공비리의 철저한 규명과 청산을 위해 김대통령이 먼저 노씨로부터 받은 대선자금, 3당합당에 따른 보은자금, 정권인수 자금등을 밝히라』면서 특별검사제, 청문회개최를 주장했다.
이어 나선 이규택(민주당)의원은 김총재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어 국민회의·민주당간의 충돌을 불러왔다. 이의원은 『김총재는 광주사태의 원흉으로부터 검은 돈을 받은 데 대해 망월동 광주영령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또 『김총재 가신의원들은 김총재가 받은 20억원이 민주당의원들에게 갔다고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퍼뜨렸다』며 흥분했다.
이의원이 질의하는 동안 국민회의측에서는 『거짓말 그만해라』 『내려가』등의 비난과 고함이 터져나온 반면 민자당의석에서는 『잘한다』라고 가세하며 야권의 「적전분열」을 즐겼다. 특히 당적만 민주당인 전국구의 김옥두 의원은 이의원에게 『내가 당신당 사람들에게 돈 준 일도 있어』라고 소리쳐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뒤이어 나선 제정구(민주)의원은 『「나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액수차이를 부각시키려는 사람이나 모두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라며 김대통령과 김총재를 모두 겨냥했다.
김충조(국민회의)의원은 『정치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는 김대통령의 말을 국민의 77%가 믿지 않고 있다는게 여론조사결과』라면서 민주당에는 『삼아야 할 표적이 뭔지를 이성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이번에 유인태(민주)의원이 나와 『어느 야당지도자가 조건없는 돈이라 받았다고 했는데 누가 돈줄때 조건을 얘기하느냐』고 김총재를 비난해 국민회의의 눈총과 민자당의 응원을 동시에 받았다.
장석화(국민회의)의원은 『김대통령은 검찰수사전 미리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말해 결과적으로 검찰의 입을 막고 수사를 제대로 못하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비해 최욱철(민주)의원은 『검찰이 수사중인데도 재벌들이 유유자적하고 있는 건 비자금조성과 관련해 노씨와 김대통령, 대재벌이 어떤 밀약을 했기 때문』이라고 정부여당을 몰아세웠다. 최의원은 『김대통령은 부인하지만 노씨 탈당이후 노씨를 만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고, 측근들이 돈을 받았을 수도 있는 법』이라며 「진실규명」을 주장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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