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물밑접촉 실낱기대도 난망/측근 “구속 심적 대비하는것 같다”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여권과 노씨 진영간의 물밑대화가 이뤄지고 있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때 정치권에선 노씨측이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14대 대선자금문제를 빌미로 여권과 정치적 절충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않았다. 실제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있는 노씨측은 비자금파문을 일정수준에서 봉합하기 위해, 여권은 아킬레스건인 대선자금문제가 불거져나오는 것을 막기위해 수위조절의 필요성을 고려한 듯하다. 비자금파문 초기만 해도 서동권 전 안기부장등을 통한 여권과의 교감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금주들어 노씨 구속이 불가피한 쪽으로 사태가 진전되면서 연희동측과 여권의 접촉은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노씨진영의 한 인사는 『국민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요구할 수 있겠느냐』며 체념하고 있어 노씨 불구속을 전제로 한 물밑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임을 시인했다. 다만 연희동진영은 민자당 일부 고위당직자등 여권인사들을 간접적으로 만나 여권핵심부의 의중을 파악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씨측은 현재 자포자기 상태이다. 노씨 자신도 이미 구속에 대비한 각오를 하고있는 것같다고 노씨측근들은 그의 최근 심경을 전하고 있다. 연희동진영은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수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같은 상황이 불구속수사쪽으로 이어지길 기대했으나 최근들어 구속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노씨측은 검찰 수사가 친인척비리로 확대될 조짐이 엿보이자 구속이후를 더 우려하고 있다.
현재 검찰과의 접촉창구는 노씨의 한영석 전민정수석과 김유후 전 사정수석이 맡고있다. 그러나 이들마저 연희동캠프에 찾아와 여권핵심부와 검찰기류를 보고하고 있으나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수가 없다』는 얘기만 전하고 돌아가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노씨의 한측근이 연희동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노씨측은 검찰수사가 급진전되자 실낱같은 기대를 갖고 여권과 다각도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청와대나 민자당지도부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여권은 시종일관 『노씨사건 처리에 정치적 고려는 없다』고 쐐기를 박고있기때문이다. 따라서 여권과 연희동측과의 물밑접촉은 이미 물건너간 상태여서 막바지 절충마저 난망인 실정이다.<장현규 기자>장현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