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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비자금 조사­소환본격화 재계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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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비자금 조사­소환본격화 재계반응

입력
1995.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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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 정말 없는것 같다” 초비상/경영·대외신용 영향줄까 신경/“수사 강경선회 감” 추이 예의주시/3∼4명 구속설에 최악상황 걱정도그룹 총수들의 소환이 본격화한 7일 재계가 초비상상태에 들어갔다. 장진호 진로그룹 회장이 이날 하오 검찰에 소환된데 이어 삼성 현대 LG 대우 롯데 동아등 주요그룹 총수까지 8일 소환될 것으로 확인되자 재계의 긴장국면은 최고조에 달했다. 『올 것이 왔다』 『61년 군사정부이후 34년만의 대참변』이라며 경악하고 있다. 8일 소환되는 총수에는 10대그룹중 선경 쌍용 한진 기아 한화만 제외되는 것이다.

재계는 특히 자산순위 20위권이하 3개 그룹의 총수를 소환한뒤 막바로 상위재벌들을 소환키로 함으로써 『검찰소환에서 제외되는 총수는 없는 것 같다. 검찰의 돈준 기업인에 대한 예외없는 수사방침이 분명해졌다. 앞으로 기업경영 차질은 물론 대외신뢰도에도 타격이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위권 3개」와 「상위6대」그룹을 도마위에 올려놓은 검찰의 소환방식에서 앞으로 검찰이 재벌 모두를 소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총수소환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동부와 진로그룹은 『왜 우리 그룹이냐』는 반응과 함께 우선소환의 배경을 파악하고 고문변호사와 대응책을 숙의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8일 소환통보를 받은 삼성과 현대 대우등은 『각오하고는 있었으나 이렇게 급격히 소환될줄은 몰랐다.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후련하다』는 반응들이고 다른 그룹들은 「때를 기다리는 듯한」분위기를 보였다.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길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재계는 특히 외국출장중인 김중원 회장을 대신해 김정재 부회장이 출두하겠다고 밝힌 한일그룹에 대해 『오너인 회장 아니면 들어올 필요없다』는 검찰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의 「돈 준 기업인에 대한 예외없는 소환」방침이 굳어지면서 재벌총수들의 줄줄이 소환이 불가피해졌다고 보고있는 것이다. 주요 그룹들은 따라서 청와대와 검찰 정치권 언론등 관계요로를 통해 이 사건의 추이를 파악하는 한편 총수소환에 대비한 관련자료정리등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재계는 검찰의 수사가 김영삼 대통령의 청남대구상이후 강경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느끼고 있다. ▲경제계에 대한 파장 최소화와 ▲예외없는 수사사이에서 경제우선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검찰이 6일하오부터 전면수사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61년 26명의 기업인들이 군사정부에 의해 전격 붙들려갔던 상황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번주가 50년 국내 재계사의 새로운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총수들의 잇단 소환이 이루어지고 소환시기는 이번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의 이같은 우려는 ▲거듭된 검찰의 강경수사의지 표명 ▲분명한 총수소환 방침 천명 ▲상하위그룹 총수의 우선소환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소환대상 총수중 3∼4명의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검찰주변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 그룹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해놓고 있다. 총수의 구속이후 예상되는 기업의 경영차질을 대비하고 있다.<이종재 기자>

◎1차 소환대상 기업 스케치/“모두 맞을매 빠른게 낫다” 자위/회장 미 체류 한일 대리출석 검찰서 거부/「돈봉투」 이어 두번째 동부 “의혹살 일 없어”

『왜 우리가 첫타자인가』 『먼저 맞는 매가 낫다』

검찰의 기업인조사가 본격 시작된 7일, 1차 소환대상기업으로 통보된 한일 동부 진로그룹등은 긴장감과 당혹감속에 검찰의 수사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름아닌 그룹오너가, 그것도 제일 먼저 소환된다는 사실에 해당그룹들은 커다란 부담을 느꼈지만 검찰의 기업인소환폭이 당초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전면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차피 한번 불려갈 처지라면 먼저 치르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한일그룹은 김중원 회장이 미국에 체류중이어서 이날 상오 김정재 부회장이 대신 검찰로 출발했었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출두해야 한다』는 검찰측 통보에 따라 출두는 무산됐는데 검찰이 김회장소환을 고집한 것은 대리인 출석의 선례를 남기는데다 「재벌오너소환」의 상징적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그룹 관계자는 『아직도 정확한 소환이유를 모르지만 30대그룹중 중하위권인데다 6공정권과 유착을 운운할만큼 특혜사업도 없어 상황이 나쁘게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김회장은 지난달 김영삼대통령의 미주지역방문을 수행한 후 현재까지 미국 LA에 머물면서 통신기기업체인 ADX사와 무선통신시스템 합작회사설립을 협의중이다. 김회장은 당초 오는 12일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9일께 귀국,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은 현정부 출범이후 오너가 두번이나 검찰에 소환된다는 사실에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준기 회장은 지난해 국회돈봉투사건으로 소환된 경험을 갖고 있다.

동부측은 그러나 『6공정권과는 의혹을 살만한 일이 결코 없었다. 동부도 수많은 소환대상기업중의 하나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지난 88년 공기업이던 영남화학(현 동부화학)을 인수한것에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동부측은 당시 예정가보다 1백30억원을 더 주고 이 회사를 매입한 만큼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6일하오 검찰로부터 소환을 통보받은 김회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은채 측근들과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그룹 장진호 회장은 6일 충북 청원 생수공장에 출장중 소환통보를 받았다. 장회장은 중국내 생수공장설립을 위해 최근 중국 정부고위층의 방문을 받고 지방공장견학에 동행했는데 검찰소환일인 7일상오 이들이 중국으로 귀국하기로 되어있어 김포공항까지 배웅하는등 평상시 집무와 다를 바가 없었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진로그룹측은 『특혜를 받은 일이 없고 따라서 통상적 떡값이라면 모르겠지만 뇌물을 준 일도 없어 제일 먼저 소환된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항간에 노씨로부터 사채를 얻어썼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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