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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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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숫자를 표기할 때 백만은 아주 놀라 두손을 벌려 올린 사람모양의 상형문자로 나타냈다. 천만은 놀라다 못해 뒤로 넘어지는 듯한 사람 모습 같기도 하고 수평선에 걸린 태양처럼 보이기도 하는 문자로 기록했다. ◆BC 3000년경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 상형문자는 나폴레옹이 1799년 이집트원정때 나일강하구 로제타부근에서 발견한 석비 로제타스톤에 새겨져 있다. 5천년전에 3종의 문자가 새겨진 이같은 비석을 남긴 것도 감탄할 일이지만 그 당시 천만단위까지 숫자개념을 가졌던 고대 이집트문명의 뛰어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돼있는 높이 114.3㎝ 폭 72.4㎝의 검은 현무암인 로제타스톤은 최근 이집트정부가 이의 반환을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다시 한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연 이 석비가 3백년간의 외유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고대 이집트문명의 향기를 다시 뿜을 수 있을지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이 터져나온 후 5천억이란 숫자를 실감케하는 여러 이야기가 시중에 떠돌고 있다. 5천억원은 1백만원 월급쟁이가 4만1천6백66년이상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든가, 이를 1원단위로 일일이 세는 경우 자자손손 몇백대 계속해도 셀 수 없고 그동안 대가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하도 거액이라 이를 어디에 쓰려고 했는지 묻고 싶고 이 돈을 감춰두고도 그처럼 발뺌할 수 있었는지 그 강심장에 놀라게 된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에게 5천억을 표기하라고 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너무 많은데 놀란 나머지 죽어 승천하는 사람 모습으로 표기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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