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 계획없던 5·18까지 연장/장태완씨 하루아침에 영웅 “TV 위력”정치드라마 「제4공화국(MBC)」과 「코리아 게이트(SBS)」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에 시달리고 있다. 두 드라마의 방영초기에 비자금 파문이 터지자 제작진은 시청자의 높은 관심에 즐거워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매우 부담스러운 눈치다.
SBS MBC 양사는 특히 극중 노씨 역할과 성격설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 「코리아 게이트」에서 노씨 역을 맡은 김성원(59)씨는 『비자금 파문이 커질수록 부담스럽다. 배우로서 책임감만 아니라면 도중하차하고 싶을 정도』라고 난감한 심정을 토로했다. 「제4공화국」에서 같은 역을 맡은 김기섭(43)씨도 『그의 숨겨졌던 추한 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성격 설정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병훈 MBC 제작부국장은 『지금의 사회적인 흐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에서는 어떤 인물에든 나름의 정당성을 부여해야 하는데 노씨를 미화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 지나치게 비하할 경우 시류에 영합한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양TV는 신군부세력에 맞선 장태완 당시 수경사령관이 하루 아침에 「영웅」으로 부상하는등 드라마가 위력을 발휘하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당초 12·12까지만 다룰 예정이었던 두 드라마는 비자금사건의 뿌리가 된 5공 태동기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을 감안해 신군부가 정체를 완전히 드러낸 광주민주화 운동까지 연장할 방침을 굳혔다.<김경희 기자>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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