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처리 대상 총수 누구냐 “촉각”/스위스에 명단제출 계좌찾을까 “의문”/“칩거 노씨 혈압 떨어지고 잦은 현기증”검찰이 6일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돈을 준 한일 진로 동부그룹등 3개 기업 총수를 7일 소환, 조사한다』고 발표하자 이번주가 노씨 사법처리 결정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더욱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기업체 총수 소환은 검찰이 노씨의 뇌물수수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해 줄줄이 소환될 기업총수와 제공된 자금의 규모, 성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하오브리핑까지만 하더라도 7일 소환예정자는 재벌총수 5∼6명이며 이름은 수사기법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출입기자단이 명단공개를 계속 촉구하자 한일그룹등 3개그룹 총수와 민자당 금진호 의원이 소환될 것이라고 공개했다.
안중수부장은 소환예정자명단을 공개하면서 『수사편의상 무작위로 순서를 잡아 소환하는 것이며 금액의 많고 적음이나 뇌물성여부등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이들은 단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과정에 관여된 기업인들의 일부』라고 거듭 강조, 1차 소환자에 쏠리는 항간의 시선을 미리 희석시키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기업체 총수 조사는 검찰이 뇌물수수혐의로 노씨를 사법처리할 수 있는 증거를 이미 확보해 놓고 이를 확인하려는 차원이 아니겠느냐』고 분석, 이번 주중 소환될 기업체 총수의 면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씨에게 돈을 준 기업체 총수들이 7일부터 소환조사를 받게됨에 따라 노씨의 재소환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으나 정작 수사 책임자인 안부장은 『수사팀이 수사결과에 따라 알아서 할 일』이라며 자신은 상관없다는 투로 말해 보도진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안부장은 이날 상오 브리핑에서도 『모르겠다』 『말할 수 없다』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말투로 보도진의 질문을 피해가 『노씨의 검찰조사시 답변태도에 힌트를 얻은 모양』이라는 원성을 샀다.
○…검찰이 노씨의 해외 재산은닉혐의 수사를 위해 노씨 친인척 21명의 명단을 스위스로 보내기로 한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있다. 이는 특정계좌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스위스가 계좌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운데다 노씨 일가가 실명으로 예금계좌를 개설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도 『노씨의 스위스은행 예금계좌 보유여부에 관한 뚜렷한 증거를 갖고있다기 보다는 국민의혹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내려진 조치』라며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는 표정이었다. 이에 따라 해외 은닉재산 수사는 소영씨 외화밀반출 사건 역추적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희동 자택에 칩거중인 노씨는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지난 2일 이후 자주 혈압이 떨어지고 현기증을 일으켜 아침에 맨손 체조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건강상태가 좋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은 『노전대통령이 하오9시께만 되면 피로감을 호소하며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잦아졌고 안색도 매우 창백하다』고 전했다.
이날 하오5시30분께 2시간동안 노씨를 치료하고 돌아가던 주치의 최규완 박사는 『노전대통령에게 링거주사를 놓았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건강이 나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박정철·윤태형 기자>박정철·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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