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빠른 진행” 장기화예고 뒤집어/“개인비리 규명후 사법처리” 방향 정한듯노태우 전대통령은 언제 재소환될까. 노씨의 2차 소환시기는 그 자체가 이번 사건의 처리방향에 대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일단 지금까지 검찰수사 진행과 향후 정치적 변수등을 고려할 때 노씨의 2차소환시기는 이번 주말과 다음주초 사이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검찰수사는 진행상황으로 보아 그 지향점을 당초 기대됐던 「6공비리 청산」「고질적 정·경유착고리 단절」보다는 기본적으로 「노씨의 개인비리 규명에 이은 사법처리」로 분명하게 한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면에서는 수사가 이미 상당부분 목표에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다.
6일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이 갑자기 『수사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간 『계좌추적에만 2개월이 걸린다』며 수사장기화를 공언했 던 말을 바꾼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만약 노씨의 소환시기가 이보다 늦어진다면 수사의 폭은 확대될지 모르나 노씨에 대한 사법처리는 상대적으로 강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수사가 6공비리 전체로 확대되면 우리 사회의 정치·기업문화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가 불거지는 대신 노씨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정상론」이 개입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국민감정도 다소 누그러질 수도 있고 무엇보다 정치적 상황변화나 의외의 변수로 인해 정치적 해결책이 모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노씨의 2차소환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진다면 상황은 반대가 된다. 즉 조속한 사건처리로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사력을 노씨와 주변인사 친인척비리 규명에 집중, 혐의를 특정하고 곧바로 노씨 구속을 전제로 한 사법처리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시간적으로 대선자금 규명등 정경유착의 구조적 연결고리를 추적하는 수사는 거의 불가능해 진다. 노씨의 사법처리 이후에도 계속 수사는 가능하나 여러 대형사건의 전례로 보아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편 현실적으로도 노씨의 재소환을 미룰 여지가 많지 않다. 장쩌민(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이 내주초 방한하고 이어 16일부터 APEC정상회의가 열리는등 주요 정치일정이 잇따른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검찰은 이번주내에 그간 수사과정에서 명백히 자금제공이나 실명전환사실이 드러난 기업인들을 추가 소환, 뇌물수수등 노씨의 혐의입증자료들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 중구 소공동 서울센터빌딩등 부동산수사도 이번 주말까지는 대강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이어 노씨에 대한 2차 소환조사후 중간수사발표 형식으로 노씨와 관련기업인들에 대한 처리방침을 확정, 곧바로 신병을 처리한뒤 추가기소를 위한 보강수사체제로 들어가는 수순을 밟을것으로 보인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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