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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공존불가” 잇단 테러/중동평화 막는 양측 극우·과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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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공존불가” 잇단 테러/중동평화 막는 양측 극우·과격파

입력
199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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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상 반발… 같은 민족에도 총부리이츠하크 라빈 총리의 피살은 「유대인에 의한 유대인 지도자 암살」이란 현대 이스라엘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이는 최근 이스라엘이 처해있는 내부 분열의 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건국을 위한 생존투쟁에서 팔레스타인인과 공존으로 전략이 바뀌자 이에 반대하는 유대 원리주의자 중심의 극우세력들의 반발이 테러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인과의 평화협상에 반대하는 이들 세력은 주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등 이스라엘 점령지내 정착촌을 그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 144개에 이르는 이들 정착촌에는 12만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다. 이들은 키부츠등 공동체생활 속에서 황무지를 일구며 「대이스라엘」의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93년 9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간 자치확대 원칙선언에 따라 정착촌 철거가 시작되자 이들은 심한 위기의식과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

이들의 위기의식은 극우세력의 결집과 아랍인에 대한 테러행위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2월 요르단강 서안의 헤브론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인 29명 집단학살사건. 배후집단은 아랍인 추방을 기치로 내세운 지하단체 「카치(KACH)」였다. 카치는 유대교 성직자 메이르 카하네가 조직, 정착촌을 중심으로 수백명의 골수 우익조직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불법화된 「카치」와 「카하나 하이」등의 조직은 정착촌내에 준군대식 캠프를 설치, 정부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테러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 라빈을 암살한 이갈 아미르도 「에얄(유대투쟁조직)」이라는 원리주의 조직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이들외에도 수많은 비밀조직이나 테러조직들이 있으나 그 규모나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측 과격테러단체는 물론 더욱 조직적이고 전투적이다. PLO도 이스라엘의 대화상대로 인정받은 지난 90년이전에는 테러조직에 불과했다.

또 72년 뮌헨올림픽에 참가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학살한 「검은 9월단」등 수많은 테러조직이 명멸했으며 현재도 회교 지하드(성전)와 하마스등 수십개의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진행중인 평화협상을 무산시키기위해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폭탄테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스스로를 민족과 종교의 전위이자 순교자로 자처하고 공존보다는 상대방의 절멸을 추구하는 이들 극단주의자들이 기승을 부리는 한 중동의 평화는 멀기만 할 것이다.<배연해 기자>

◎구멍뚫린 이스라엘 요인경호/비밀경호대 「신 베트」 대테러 완벽성 먹칠/범인 아미르 “페레스도 저격할 틈 있었다”

이츠하크 라빈 총리 피살로 가장 타격을 받은 기관은 이스라엘 비밀경호대 「신 베트」다. 요인경호와 테러예방의 완벽함으로 유명한 신 베트는 안이한 검문검색과 어처구니 없는 실책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에 먹칠을 한 셈이다. 외국조문사절이 떠나는 7일부터는 수사당국에 당시의 경호과정을 조사받을 예정이어서 신 베트는 이래저래 곤경에 처했다.

경호전문가들은 라빈총리가 참석하는 집회장소가 위험지역인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국내인 텔아비브였다는 점때문에 신 베트의 경호자세가 다소 느슨해져 있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설마 동족이 총리를 노리랴」고 안이하게 생각하다 허를 찔렸다는 지적이다.

암살범 이갈 아미르는 경찰에서 『라빈총리 저격직전에도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을 암살할 기회가 있었으나 라빈총리저격을 위해 자제했다』고 자백, 신 베트 경호망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음을 증언했다. 아미르는 이날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총리방탄차가 주차된 장소에 1까지 접근할 수 있었는데 신 베트 경호원들은 그를 한 요인의 운전기사로 오인, 검문검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인물들의 비서·운전사등 신변인물들을 사전에 철저히 조사해 두는 것이 경호업무의 기초라는 점에서 신 베트의 소홀한 경호태도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실책이었다.

암살범 아미르는 유대 극우주의자 집회에 수차례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과경력이 없는 「아마추어 테러리스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문에 범인이 권총을 빼들어 3발을 쏠때까지 신 베트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들어 모종의 흑막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 베트가 공공집회에 참석한 라빈총리에게 방탄조끼를 입히지 않았던 것도 실수로 비난받고 있다. 라빈총리가 평소 방탄조끼 착용을 꺼려 경호에 상당히 어려움이 따랐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극우파의 암살설이 난무했던 만큼 방탄조끼착용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고 경호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경호전문가들은 또 권총 사거리상 가장 완벽하게 저격할 수 있는 주차장을 특별경계하지 않은 것은 또 하나의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신 베트가 군중들이 총리앞 수앞까지 접근하게 방치한 경호자세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 베트 전 부책임자 기드온 에즈라크는 『라빈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 아닌 텔아비브에서 집회를 갖는 바람에 신 베트가 안이하게 판단, 실책을 범한 것 같다』고 말했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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