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 결속」 수정 불가피민자/비자금 점화 성가 연결민주/「청부기준」 엄격 적용국민회의/탈여 「이삭줍기」 관심자민련
▷여권◁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이 날로 확대되면서 여야의 15대 총선전략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노씨의 부정축재와 투기혐의가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작게는 6공인물, 크게는 정치권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같은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내부적으로 공천기준등의 재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으로서는 비자금파문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고, 내년 총선은 「조만간 닥쳐올 승부처」이다. 따라서 비자금파문의 수습책은 총선전략, 공천전략과 함수관계를 이루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민자당이 취한 공천전략은 크게 구여권끌어안기, 지역별 차별화로 요약할 수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8·15 대사면을 단행하고 김윤환대표가 계층별, 지역별 연대에 전력을 다한 것도 범여권결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공천전략은 비자금파문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게됐다. 당장 여권 일각에서는 『아예 구여권포용전략을 폐기하고 정치쇄신, 개혁·도덕성 강조만을 택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소장파들은 『차제에 구여권과 단절, 개혁적 인물들만을 공천해 새로운 여권의 주축세력을 형성하자』는 이른바 정계개편론을 주장하기도한다.
그러나 여권의 핵심그룹은 현재까지는 『골격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민주계의 핵심인사는 『총선은 현실이다. 판을 뒤흔들 경우 오히려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표가 『얼굴없는 정계개편, 책임없는 인사들의 당개편론을 경계한다』고 말한 대목도 총선전략의 급진적 변화를 경계하는 메시지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김대표도 기존의 공천기준에 일정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즉 서울·수도권에서는 도덕성, 개혁성이 보다 강조되고 대구·경북에서도 구여권색채가 지나치게 강한 인사들은 가급적 배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해창 전청와대비서실장 서동권 전안기부장 이종구 전국방장관 염보현 전서울시장 등의 영입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게 정설이다.
그러나 비자금파문의 폭발성을 감안할때 현재로선 민자당의 공천전략과 기준이 어떻게 수정될지는 쉽게 장담할 수없다. 민자당이 자칫 불길을 잘못 잡을 경우 총선전략을 송두리째 뒤바꿔야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없다.<이영성 기자>이영성>
▷야권◁
6공 비자금 파문은 야권의 총선전략, 특히 공천과 외부인사영입부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민회의는 일단 『비자금문제로 기존 총선전략이 달라질 여지는 별로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3일의 조직강화특위도 『노씨문제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인선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비자금충격이 워낙 강해 이전보다 「깨끗한 인물」에 상대적으로 눈길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국민회의는 민주당이 개혁신당과 통합한뒤 수도권에 인물공세를 펼 경우의 대비책마련에 부심하고있다. 한 당직자는 『후보들 모두가 신인일 경우 지역연고등 정치외적 변수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자금파문이 여권내 개혁세력과 민주당내 일부 인사들에 의한 소정계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의식하고있다. 비자금파문은 국민회의의 구여권인사 영입노력에도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같다. 또 전국구와 당선유력지역인 호남공천에서 청부의 기준이 한층 엄격히 적용될수밖에 없게됐다.
민주당은 비자금정국을 점화시킨 성가를 총선까지 연결시키는게 최대 목표이다. 특히 야권의 두김씨가 모두 정치자금문제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역이용한다는 계산이다.
이를위해 우선 개혁신당과의 통합을 성사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합당이후 세대교체에 걸맞는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수도권에 포진시켜 일전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당일각에서는 『수도권에서의 세굳히기를 위해 부산출신 유명 전직의원들을 수도권에 전진배치해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최근 『비자금정국에서 민주당의 위상이 확실해진만큼 이회창 전총리의 영입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자민련의 전략은 공격과 방어의 측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번 파문으로 더욱 힘을 얻고 있는 개혁론에 말려들기보다는 색깔과 노선문제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는 점이 대표적인 예이다. 자민련은 또 비자금파문이 불가피하게 여권의 핵분열을 초래하리라는 예상아래 대구·경북, 강원도등에서 여권인물 「이삭줍기」에도 관심을 가지고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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