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대인 청년에 총3발 맞아/범인 현장서 체포 “반아랍단체서 지시” 자백【텔아비브·워싱턴 외신=종합】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73)가 4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중동평화회담 지지집회에 참석중 한 유대 극단주의 청년의 총격을 받고 이날 밤 11시10분(한국시간 5일 상오 6시10분) 사망했다.<관련기사 7·8·9면>관련기사>
라빈 총리는 연설을 마치고 집회장인 텔아비브 시청 계단을 내려와 승용차에 오르려는 순간 군중속에 있던 범인으로부터 가슴과 복부등에 3발의 총격을 받고 곧바로 텔아비브 이칠로프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피격 1시간만에 숨졌다.
단독범으로 알려진 라빈 총리 암살범은 범행직후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스라엘은 5일 새벽 총리직을 대행하게 된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 주재로 비상각의를 소집, 특별 조문회의를 갖고 라빈 총리의 국장을 6일 하오2시에 거행키로 했으며 라빈이 추진한 평화정책을 그대로 계승키로 결의했다.
이스라엘군은 총리의 유고에 따라 점령 요르단강서안 지역으로부터의 철수를 중단했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 우리 드로미는 암살범의 신원은 중부 헤르즐리야 출신 이갈 아미르(27)로 확인됐으며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회담 및 요르단강 서안으로부터의 군철수에 반대하는 우익단체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채널 2방송은 텔아비브 바르 일란대 법학과 3학년 학생인 아미르가 반아랍 과격단체 카치의 분파 「에얄」의 지시에 따라 범행했다고 보도했다.
아미르는 경찰에서 이번 범행이전에도 두차례 라빈 총리 암살을 기도했었으며 『위에서 지시를 받았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라빈총리의 서거에 분노와 애도를 표하고 그가 추진해온 중동평화회담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 조전보내
김영삼 대통령은 5일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가 평화집회 참석중 사망한데 대해 이스라엘 정부에 조전을 보내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대통령은 조전에서 『한국국민과 본인내외는 이 시대의 위대한 정치인을 잃은데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달한다』며 『중동평화를 위한 그의 예지와 용기는 중동지역뿐 아니라 세계평화 증진에 커다란 이정표를 세웠으며 그의 정치적 식견과 지도력은 인류역사에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 등 조문단 파견
정부는 라빈 총리의 장례식에 이홍구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하고 이시영 외무차관 송태호 총리비서실장등으로 구성된 조문사절단을 파견키로 긴급 결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영삼대통령과 고라빈총리의 각별한 친분과 고인이 한·이스라엘 관계 증진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 온 점을 고려해 이총리를 장례식에 파견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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