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파우더」 시사회서 폭로… 디즈니사 논란속 흥행엔 성공가족오락의 동의어나 다름없는 월트디즈니사가 10대 소년을 주인공으로 해 만든 최근작의 감독이 미성년자 성추행 전과자여서 물의를 빚고있다.
문제의 영화는 지난달 27일 개봉된 「파우더」(Powder). 순백색 피부 때문에 주위의 따돌림을 받는 고교생이 초능력을 발휘해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빅터 살바(37)가 각본을 쓰고 감독을 했는데 지난달 23일 LA의 시사회장 앞에서 살바로부터 오럴섹스를 강요당했다는 네이산 월터스(20)라는 청년이 항의시위를 하는 바람에 그의 전력이 드러났다.
월터스에 의하면 12세때인 지난 87년 살바가 감독한 35분짜리 비디오영화 「클라운 하우스」(어릿광대의 집)에 출연했을 때 살바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 살바는 88년 미성년자 성추행혐의로 3년형을 언도받고 15개월을 복역한뒤 가석방되기도 했다. 그의 집에서는 아동이 나오는 음란비디오 테이프와 잡지, 자신이 미성년자와 성행위하는 장면을 찍은 테이프등이 발견됐었다.
월터스는 『다른 영화사도 아닌 월트디즈니가 미성년자의 적인 살바를 고용, 소년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었다는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 「파우더」는 상영돼서도 또 관람해서도 안될 영화』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살바는 『과거를 후회한다. 그러나 나는 죄값을 톡톡히 치렀다』는 짤막한 성명을 내놓았다.
이 영화를 제작한 캐러밴픽처스(월트디즈니사는 배급을 맡았다)는 『제작이 절반쯤 진행됐을 때 살바의 과거를 알게 됐으며 그 즉시 살바에게 출연배우들과 기술진들에게 전과사실을 알리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살바의 동태를 끊임없이 감시했다고 한다.
살바는 영화계에서 상당히 재주있는 신인감독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의 명감독 프랜시스 코폴라가 「클라운 하우스」의 제작비를 댄 것도 살바의 아마추어영화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그에 대한 동정론도 일고 있다.
「파우더」는 이같은 논란 속에서도 개봉 첫주말 710만달러(한화 약 53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흥행2위를 기록했다. 월터스와 가족들은 『상영철회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살바의 솜씨를 인정한 일부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그에게 작품감독을 의뢰하고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월트디즈니사가 앞으로 다시는 살바를 고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박흥진 미주본사편집위원>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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