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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결의와 수사는 별개”/노씨 비자금 조사­검찰·연희동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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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결의와 수사는 별개”/노씨 비자금 조사­검찰·연희동 표정

입력
1995.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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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별 사법처리기준 고심/정 회장 시종태연 “믿는 구석 있는듯”/노씨 가벼운 운동 등 건강회복 모습검찰은 4일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을 소환,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실명전환과정 및 비자금사용처, 실명전환 개입 6공인사등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주말에도 급피치를 올렸다.

○…검찰은 이날 소환된 정회장이 91년 1월 수서택지 특혜분양 사건을 포함, 모두 3차례 검찰에 불려온 경력의 소유자답게 검찰조사에 철저히 대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정회장은 노씨 비자금을 실명전환해 준 사실은 사법처리대상이 될 수 없다고 확신한 듯 순순히 털어놓으면서도 각종 이권사업과 관련한 거액 상납설은 우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보그룹과 정회장은 노씨 비자금을 실명전환해 회사자금으로 사용하면서 법률적 자문까지 받는등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하오 3시 정각 서초동 대검청사에 도착한 정회장은 대검청사 현관과 로비에서 두차례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주는등 침착하고 태연했다. 이 때문에 『아무리 검찰조사 경력이 많은 정회장이라지만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았다. 감청색 싱글 양복차림에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정회장은 『노씨에게 비자금을 줬느냐』 『실명전환한 액수가 얼마냐』는등 기자들의 속사포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문 채 10층 중수부로 직행했다.

○…정회장 소환을 계기로 검찰이 91년 수서비리 사건등 6공비리사건 전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안강민 중수부장은 『수서사건 재수사등은 수사팀이 알아서 할 문제』라면서도 『노씨 비자금 수사과정에서 수서비리나 민정당 가락동연수원부지 불하사건등 과거 의혹사건에서 범죄혐의가 드러날 경우 수사는 당연하다』며 수서사건의 재부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전경련의 대국민 사과성명 및 자정결의 발표에도 불구, 『재계입장과 수사는 별개』라는 원칙론을 강조하면서도 기업체별 사법처리기준을 마련하느라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모든 기업의 범죄혐의를 입증하기 어렵고 경제에 미칠 피해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노씨에게 비자금을 제공한 모든 기업을 사법처리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검찰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노씨의 연희동 자택 별채에 상주하는 비서진들은 연일 노씨의 근황을 묻는 기자들의 전화공세에 『방문객이 거의 없어 노전대통령이 거처하는 안채에 들어갈 일도 별로 없다』며 『우리도 모처럼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노씨는 3일 밤 12시까지 최석립 전경호실장과 함께 술을 마시는등 침울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서진은 노씨가 이날 평소대로 상오 6시30분께 일어나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푸는등 건강이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노씨 자택 주변에는 이날 보도진들이 20여명으로 크게 줄어 여론의 관심이 서초동 대검청사로 쏠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찰은 그러나 노씨 규탄대회가 계속되자 기습시위에 대비, 5개중대 6백명을 자택 주변에 배치하고 주변 검문검색을 더욱 강화했다.<정희경·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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