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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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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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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에 수많은 시민들이 「세기의 행사」를 지켜본다. 자정이 되면 런던교향악단의 연주, 중국인 합창단의 노래속에 유니언잭기가 내려지면서 1백50여년의 영국식민통치를 마감한다. 몇시간후 날이 밝으면 같은 장소에서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오성홍기를 게양하며 정권교체를 선언한다. ◆지금으로선 덩샤오핑(등소평)과 장쩌민(강택민) 두 지도자가 참석할거라지만 그야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이때 대륙의 지도자는 시민과 세계를 향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천명한다. 「홍콩은 앞으로 50년간 지금의 체제가 유지되며, 같은 방식으로 마카오와 타이완도 수복할 것이다」. 현재 구상중인 홍콩의 중국반환식 절차다. ◆지금 홍콩에선 그날을 「슬프고 즐거우며 섭섭하고 시원한 밤」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9월 입법국(국회)의원선거가 끝난뒤 유행되고 있다. 개표결과 반중인사가 압승한 반면 친중후보가 참패하면서 사회분위기가 더욱 거칠어져 왔다. ◆그래선지 반환과 동시에 행정, 사법부가 자동해산된다는 중국총리의 선언에 이어 내년 1월부터 인수위원회가 가동되고 연말엔 초대행정장관도 임명할 것이란 계획이 서둘러 발표됐다. 이에 반중인사들의 현체제유지를 위한 「극한투쟁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10월말 현재 실업률 3·5%, 파산기업 1천2백여개, 성장률 5% 하향조정등 경제악화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토박이와 결혼할 양색시」는 일부 시민들이 자신을 가리키는 비유다. 장래가 불안하고 우려된다는 뜻이다. 최근의 한조사는 앞날에 가장 걱정되는 것으로 「자유의 축소」였음을 지적해 홍콩의 불안을 대변해 주고 있다. 1백80여 우리 기업과 5천여교민 때문만은 아니다. 동아시아 판도변화의 열쇠가 된다는 점에 세심한 관찰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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